주요 시중은행들이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기업여신 가운데 해당 기업의 경영상태가 취약해 시장여건이 조금만 악화돼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큰 하위등급 여신이 전체의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 외환 조흥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기업여신중 신용도가 낮은 5-6등급 여신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5등급 기업이란 ''대출은 가능하지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을 말한다.

6등급은 ''요관찰'' 여신으로 분류돼 사실상 요주의여신과 차이가 없다.

한빛은행은 50조원에 이르는 기업여신중 5등급과 6등급이 각각 1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특히 6등급 기업여신중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신규대출을 가급적 중단하고 기존 대출금도 일부 회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전체 기업여신 35조원중 5등급 여신액이 15%, 6등급 여신액이 10%라고 밝혔다.

약 7조원이 5-6등급에 속해 있는 셈이다.

조흥은행은 최근 7만5천여개 거래기업중 1만5백여개를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한 결과 5등급이 20% 안팎, 6등급이 15% 안팎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외환은행과 비슷한 6조-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 하나 한미 등 다른 은행들도 5-6등급 기업여신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새한그룹 워크아웃 신청이후 중견기업들에 대한 자금지원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5-6등급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