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원희(28)는 투명한 연기자다.

브라운관에 비친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별반 차이가 없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발랄한 이미지"때문에 남몰래 고민을 많이 했지만 별 수 없다.

그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요리조리 재지 않는다.

모든 여자 연예인이 꺼려하는 남자친구에 대한 물음에도 "시집도 안간 처녀가 어떻게 남자친구 얘기를 떠들고 다녀요"라며 되받는다.

그는 이런 털털한 성격때문에 "사람좋다"는 평을 달고 다닌다.

그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져있다.

29일부터 방영하는 SBS의 50부작 새 월화드라마 "도둑의 딸"(오후 9시55분)에서 도둑의 딸 명선역을 맡으면서다.

명선은 아버지 계모 오빠 새언니 등 온식구가 도둑전과자 출신인 집안에서 유일하게 "별"을 달지 않은 보통사람이다.

자칫 개성강한 악역 사이에 묻히기 쉬운 배역이다.

그는 "옥이이모에서 옥이이모를 기억하지 못하듯 도둑의 딸에서도 제 배역이 묻힐까봐 걱정"이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사실 그는 "도둑의 딸"이 성준기 PD와 김운경 작가의 합작품이라는 얘기에 대본을 다 읽어보지도 않고 배역을 승낙했다.

김 작가는 그를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린 "서울의 달"을 썼었고 성 PD는 바로 "은실이"에서 호흡을 맞춘 감독.

그는 "성 감독은 연기자들을 주눅들지 않게 해주는 편안한 연출자"라며 "이번 드라마 출연 결정도 성 감독의 그런 연출솜씨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으로 "은실이"를 꼽았다.

"은실이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변분들이 말렸어요.

실제나이보다 10살이나 많은데다 애까지 딸린 역할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전 아직도 "은실이"를 촬영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스로 연기에 완전히 몰입하는 편은 아니라면서도 은실이때만은 맨날 한숨 쉬고 눈물 짓는 연기때문에 실제로 6개월가량 침울했다고 한다.

그래서 "도둑의 딸"에서는 편안한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처럼 제 나이또래의 배역인데다 감독님도 연기자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니까 이번에는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릴수 있을 거예요"

원래 성격이 덜렁대고 괄괄한 편이 아니냐고 묻자 난데없이 "1남4녀 중 차녀"란다.

"아시죠.위아래에서 치이는 둘째 성격이 어떤지.가운데 끼여 자라 욕심도 별로 없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에요"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에는 "퀸"의 강승리와 비슷하지만 실제 자신의 성격은 더 여성스럽단다.

그는 "저도 베일에 싸인 듯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토크쇼 등에서 푼수끼 넘치는 모습을 워낙 자주 보여서인지 잘 바뀌지 않네요"라며 연기변신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최근 유행하는 삼행시를 들려주며 깔깔대는 모습이 여전히 김원희답다.

<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