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동일계열 기업 발행 회사채의 보유한도를 전격 폐지한 것은 최근 자금시장의 불안 현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시침체와 새한그룹 워크아웃, 종금사 부도 등에 따른 금융경색 현상으로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기업이 자금조달을 원할히 할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셈이다.

채권전문가들은 금감원의 이번 조치가 대기업및 중견그룹의 자금난 해소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6월부터 연말까지 몰려있는 29조원규모의 회사채 만기물량의 차환발행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현대그룹이다.

투신사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현대 계열사의 회사채를 보유한도 이상으로 편입하고 있다.

그 결과 금융기관은 만기 도래하는 현대계열 회사채에 대해 원리금 상환을 요구해 왔으며 현대 계열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온게 사실이다.

투신사 채권팀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로 현대그룹의 자금압박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번 결정이 채권시장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신용경색 현상까지 해소할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인이 회사채 보유한도 제한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한동직 대한투신 채권투자부장은 "현재 회사채 보유한도 제한에 걸리는 그룹은 현대그룹 뿐이어서 당장 혜택을 받는 그룹은 현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도폐지가 곧바로 금융기관의 회사채 인수 확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기업별 신용도와 금융시장의 동향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회사채 보유한도 철폐로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폭이 것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자금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채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불안감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