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업체들이 한국을 견제하기위한 ''고육책''으로 통폐합을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업체들이 세계선박수주경쟁에서 독주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인 신문은 24일 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미쓰이조선 등 일본랭킹 2, 3, 4위 업체들이 조선사업 통합을 위한 제휴교섭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5,7위 업체인 NKK와 히다치조선소도 통합작업을 서두르고 있어 전통적인 일본의 7대 조선소는 4개 조선소로 통폐합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이시카와와 가와사키 양사의 최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회담을 갖고 호위함 잠수함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조선 부문 전체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미쓰이와 함께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것임을 확인했다.

이들 3사는 우선 수주 설계 자재조달 등에서 포괄적으로 제휴한 뒤 각사의 조선 부문을 분사시켜 공동출자회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개사는 가와사키의 가스운반선, 이시카와의 대형 컨테이너선, 미쓰이의 석탄.철광운반선 등 각사의 전문 분야를 살리면서 통합에 의한 상승효과를 최대한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분사 시기와 새 회사의 자본금, 출자비율 등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교섭에서 논의된다.

가와사키와 미쓰이는 작년 9월 일반상선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제휴, 수주 및 설계의 공통화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공세에 봉착해 양사의 제휴로는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시카와가 참여하는 3사 연합으로 확대해 생존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3개사 조선사업의 연간 매출은 3천6백86억엔에 이르러 통합이 이뤄지면 미쓰비시를 제치고 일본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속적인 엔고에 따른 경영난에다 한국 조선업체에 뒤처진 가격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일본업체들은 올들어서도 국내업체와의 격차가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자 규모의 경제실현을 위해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말 현재 국내업체의 수주실적은 1백21척에 7백60만톤인 반면 일본업체들은 1백7척3백54만톤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단기적으로 큰 폭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 움직임이 가변적이긴 하지만 일본 조선소가 특정선종별로 특화가 이뤄질 공산이 높아 전체 건조량이 20-3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주들은 품질과 납기준수등에 불안을 느껴 구조조정기의 조선소에 발주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유럽연합의 유조선 규제강화방안이 시행될 경우 탱커수주가 많은 우리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김경식 특파원 kikks@ dc4.s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