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주역으로 본 개혁원리..심백강 <민족문화 연구원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과거 문화적 배경이나 민족적 역량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와 중국에 비해 별로 내세울 게 없었던 일본이 오늘날 동아시아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부상하게 된 것은 어디에 기인한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명치유신이라는 개혁작업을 통해 시대에 적절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한국은 지금으로부터 약 1백년전 20세기 초반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을 때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 당시 우리 민족은 자주적으로 변화의 대세를 맞이하는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결국 일본이라는 이민족의 통치하에 예속돼 속박과 박해를 받으면서 아무런 준비와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변화의 신기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것을 우리는 외세에 의한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엄격히 말한다면 자기 개혁을 통한 진정한 변화라기보다는 하나의 강압적 개조에 의한 변질에 불과했다.
그 후 우리는 또 한 차례의 변화 과정을 거쳤다,바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한 경제개혁이 그것이다.
박정희 정권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라는 기치아래 근대화 현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경제생활을 변화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 과정 또한 진정한 질적변화의 과정이라고 보기는 힘들며 초가집을 개량하고 새마을을 건설하는 등의 개량사업을 통한 양적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나마 이러한 양적변화의 추구마저도 초기에 한정된 현상이며 유신이후 5,6공을 거치면서 비리와 병폐가 누적돼 사회가 부패와 부도덕의 극을 치닫게 됐다.
군사정권 말기의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에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이제 세계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시작해 세가지 변화를 시도하는 시기에 다시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따라서 새 천년을 맞아 지금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하는 개혁의 역사적 의미는 실로 막중하다고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외세에 의한 강압적 개조가 아니라 민족에 의한 자주적 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기이며 위로부터의 양적 개량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질적 개혁을 추진해야 할 단계인 것이다.
개혁은 낡은 것을 고치고 옛것을 바꾸는 작업이다.
따라서 개혁은 아무때나 가능한 일이 아니고 낡고 병든 것이 있을 때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낡은 의식,낡은 관행,낡은 제도 등 고쳐야 할 부분과 바꾸어야 할 요소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변화는 개혁을 통해서 온다.
개혁의 과정이 없이는 변화란 이루어질 수 없다.
오늘 개혁의 방법론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내일 변화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이상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이상적인 개혁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상적인 개혁을 통해서 이상적인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을 것인가.
그 지혜를 동양의 구약성경이라 할 수 있는 주역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주역에 개혁을 상징하는 혁괘가 있는데 혁괘의 앞에서는 정괘가 놓였고 뒤에는 정괘가 나온다.
괘의 정,혁,정의 배열은 개혁의 원리와 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물은 고이면 썩게 마련이고 썩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여 있는 더러운 물을 제거해야 한다.
더러워진 우물은 메우고 다시 파는 것이 아니라 썩은 물을 제거하고 나면 물은 다시 맑아진다.
그래서 정괘의 다음에 혁괘가 놓인 것으로 혁은 거고,즉 옛것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먼 옛것을 어떻게 바꿔야만 이상적인 변화를 성취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정괘를 통해서 설명된다.
정은 솥으로 취신,즉 새로운 것을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사물에 변화를 주는 것은 솥만큼 강한 것이 없다.
솥은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모든 물건이 일단 솥안에 들어가면 강한 것은 부드럽게 되고 날것은 익혀져서 달라진 모습이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쓴 맛이 한데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물건이 한데 어우러져서 옛 맛이 아닌 새 맛을 내고 옛 모습이 아닌 새 모습을 간직함으로써 조화를 통한 변화를 이루어내게 하는 것이 솥이 갖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혁은 우물을 새로 파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진 우물을 청소하는 작업이며 변화는 옛것과 새것이 한 솥에 담겨 조화롭게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주역은 암시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진행되는 국민의 정부의 개혁작업이 주역의 정.혁.정괘에서 개혁의 원리와 이상을 배운다면 분명 성공적인 개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 필자 약력 =
<>중국 옌볜대 역사학박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연구직 전문위원
<>저서: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
그것은 전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명치유신이라는 개혁작업을 통해 시대에 적절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 한국은 지금으로부터 약 1백년전 20세기 초반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을 때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 당시 우리 민족은 자주적으로 변화의 대세를 맞이하는 역량을 키우지 못하고 결국 일본이라는 이민족의 통치하에 예속돼 속박과 박해를 받으면서 아무런 준비와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변화의 신기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것을 우리는 외세에 의한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엄격히 말한다면 자기 개혁을 통한 진정한 변화라기보다는 하나의 강압적 개조에 의한 변질에 불과했다.
그 후 우리는 또 한 차례의 변화 과정을 거쳤다,바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한 경제개혁이 그것이다.
박정희 정권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라는 기치아래 근대화 현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경제생활을 변화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 과정 또한 진정한 질적변화의 과정이라고 보기는 힘들며 초가집을 개량하고 새마을을 건설하는 등의 개량사업을 통한 양적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나마 이러한 양적변화의 추구마저도 초기에 한정된 현상이며 유신이후 5,6공을 거치면서 비리와 병폐가 누적돼 사회가 부패와 부도덕의 극을 치닫게 됐다.
군사정권 말기의 개혁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에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이제 세계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시작해 세가지 변화를 시도하는 시기에 다시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따라서 새 천년을 맞아 지금 국민의 정부에서 추진하는 개혁의 역사적 의미는 실로 막중하다고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외세에 의한 강압적 개조가 아니라 민족에 의한 자주적 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기이며 위로부터의 양적 개량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질적 개혁을 추진해야 할 단계인 것이다.
개혁은 낡은 것을 고치고 옛것을 바꾸는 작업이다.
따라서 개혁은 아무때나 가능한 일이 아니고 낡고 병든 것이 있을 때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낡은 의식,낡은 관행,낡은 제도 등 고쳐야 할 부분과 바꾸어야 할 요소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변화는 개혁을 통해서 온다.
개혁의 과정이 없이는 변화란 이루어질 수 없다.
오늘 개혁의 방법론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내일 변화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이상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이상적인 개혁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상적인 개혁을 통해서 이상적인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을 것인가.
그 지혜를 동양의 구약성경이라 할 수 있는 주역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주역에 개혁을 상징하는 혁괘가 있는데 혁괘의 앞에서는 정괘가 놓였고 뒤에는 정괘가 나온다.
괘의 정,혁,정의 배열은 개혁의 원리와 이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물은 고이면 썩게 마련이고 썩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여 있는 더러운 물을 제거해야 한다.
더러워진 우물은 메우고 다시 파는 것이 아니라 썩은 물을 제거하고 나면 물은 다시 맑아진다.
그래서 정괘의 다음에 혁괘가 놓인 것으로 혁은 거고,즉 옛것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먼 옛것을 어떻게 바꿔야만 이상적인 변화를 성취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정괘를 통해서 설명된다.
정은 솥으로 취신,즉 새로운 것을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사물에 변화를 주는 것은 솥만큼 강한 것이 없다.
솥은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모든 물건이 일단 솥안에 들어가면 강한 것은 부드럽게 되고 날것은 익혀져서 달라진 모습이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쓴 맛이 한데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물건이 한데 어우러져서 옛 맛이 아닌 새 맛을 내고 옛 모습이 아닌 새 모습을 간직함으로써 조화를 통한 변화를 이루어내게 하는 것이 솥이 갖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혁은 우물을 새로 파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진 우물을 청소하는 작업이며 변화는 옛것과 새것이 한 솥에 담겨 조화롭게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주역은 암시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진행되는 국민의 정부의 개혁작업이 주역의 정.혁.정괘에서 개혁의 원리와 이상을 배운다면 분명 성공적인 개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 필자 약력 =
<>중국 옌볜대 역사학박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연구직 전문위원
<>저서:이율곡과 왕안석에게서 배우는 경제개혁의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