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그린까지 잘 모시겠다는 기분으로 골프를 합니다"

이영일 신라호텔 대표이사는 필드에 나설때마다 마음을 이렇게 추스린다.

정성을 다해 골프에 임할때 볼이 잘 맞기 때문이다.

전반에 경기가 잘 풀린다고 해도 후반에 새로운 자세로 임한다.

이러한 "각별한 마음가짐"은 바쁜 일과로 거의 연습을 못하는 그를 로핸디캐퍼로 유지시켜주는 비결이다.

이 대표는 "골프는 마인드게임이자 매너게임"이라고 말한다.

그는 상대방의 실수를 포용하며 신경을 거슬리는 농담을 결코 하지 않는다.

캐디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캐디의 지식을 십분 활용하려고 애쓴다.

"라운드를 해보면 상대방의 성격이 금세 파악됩니다"

기량으로는 "싱글"급인데 마음은 더블보기플레이어급인 골퍼들이 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골프를 오래하다보면 성격도 많이 변한다고 말한다.

성급한 성격을 차분하게 해주며 얌전한 사람에게는 적극적인 사고를 불어넣어준다는 것이다.

골프에 대한 그의 연구열은 대단하다.

골프서적 탐독은 물론이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골프방송을 시청한다.

낯선 골프장에 나갈때면 사전에 스코어카드라도 입수해 홀구조를 연구하고 전략을 짠다.

연습을 위한 연습도 거부한다.

드라이빙레인지에서 무조건 기계적으로 스윙을 하면 아무 효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

잘못된 스윙을 오래하면 악습이 몸에 배기때문이다.

그는 매주말 필드에 한차례 나가고 연습장에도 주중에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한차례 들른다.

근육의 기억시한인 3일정도의 간격을 두는 셈.

연습장에선 웨지샷이나 7번과 5번아이언샷을 1백개정도 날린다.

드라이버샷은 힘을 소진시키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한다.

특히 30~40야드 거리의 웨지샷을 집중 연마한다.

60야드전후의 거리에선 비밀병기인 어프로치웨지로 홀 가까이 붙일수 있기 때문.

그는 89년 입문한뒤 5년여만에 싱글핸디캡에 진입했고 언더파스코어(71타)보유하고 있다.

퍼팅에 유독 강한 그는 "퍼팅은 거리감과 백스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백스윙때 서서히 빼야 페이스각도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

또 볼을 때려서는 안되고 볼 윗부분을 쳐서 굴려줘야 홀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거리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그린상태에 따라 10여개의 퍼터를 수시로 바꿔가며 사용한다.

물론 라운드전날 전략을 수립할때 이를 고려한다.

그린이 빠르면 가벼운 퍼터를 선택하며 그 반대의 경우 무거운 퍼터를 갖고 나간다.

일본골퍼 오카모토 아야코가 수십개의 퍼터를 사용한다는데서 착안했다.

그는 "1m이내의 퍼팅은 브레이크를 보지 않고 홀 가운데를 향해 강하게 쳐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