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덕 < 전무 >

삼성전자의 디지털 프로젝션 TV인 파브(PAVV)는 프리미엄 브랜드전략을 구사해 큰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은 1995년부터 프로젝션 TV를 내놓고 판매에 나섰으나 97년까지 20%를 약간 넘어서는 시장점유율에 그쳤다.

소니 등 외산에 브랜드 파워에서 밀린 때문이었다.

삼성은 98년 10월 프로젝션TV에서 "SAMSUNG"브랜드를 떼내고 "PAVV"란 새로운 고급 브랜드를 도입했다.

이는 외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적극 대응한 전략이었다.

삼성은 특히 고품위 프로젝션 TV의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제품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영상신호를 디지털신호로 처리해 화질을 높이고 이중 주사방식을 써 선명하고 떨림없는 고밀도 화면을 만들었다.

세계적 오디오 업체인 일본 럭스만사의 자문을 받아 고출력 스피커를 채용해 웅장한 입체음향도 구현토록 했다.

이같은 총체적인 전략을 통해 시장에 등장한 파브는 판매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파브 브랜드 도입 직전인 98년 3.4분기에 월 4백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이 4.4분기에 월 1천5백~2천대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올들어서는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올 1.4분기중엔 월 5천~7천대수준으로 늘어나 대표적인 초대형 TV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량으로 시장점유율도 97년 26%에서 98년 40%,99년엔 국내수요의 절반을 넘어서는 51%로 치솟았다.

97년 61%에 달하던 외산은 98년 40%,99년 38%로 점차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휴대폰에 이어 국산제품이 외산을 물리치고 시장을 수성한 대표적 제품으로 PAVV가 이름을 올리게 된 배경이다.

파브는 현재 한단계 도약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2001년 시작될 고선명 디지털TV 방송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고선명 디지털TV 방송 대응형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셋톱박스의 할인권을 증정하고 있다.

PC를 접속할 수 있는 기능도 강화했다.

제품군도 40~65인치까지 다양화했다.

삼성은 파브의 판매확대를 위해 아스트라컵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등 골프마케팅을 벌이고 구입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파브 가족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서비스 체제에선 파브 홈닥터제를 만들었다.

이는 전국서비스점에 파브만을 전담하는 전문기사를 운영,수입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파브를 설치하는 순간부터 책임을 지고 관리하도록 설치자 이름을 제품이력에 넣는 설치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은 디지털프로젝션TV가 e비즈니스가 본격화되면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의 주역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