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에서
감나무와 함께 산다
무더운 여름에
방에 틀어박혀서
나는 천둥 소리나 듣고
감나무는 마당 구석에서
비나 흠뻑 젖고 싶어한다

맑은 날에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파고든다
시나브로 만들어내다가
불쑥 내미는 감빛의 완성
한집에서
이 편안한 자세를 배우며 산다

신작시집 "비오는 날의 향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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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31년 충남 공주 출생. 5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의 손"외 6권. 시선집 "초록빛에 기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