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시대에 대비한 정보기술(IT)투자에 은행당 5천억-6천억원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과잉투자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인터넷뱅킹 현황과 대응방안''이란 내부자료를 통해 은행간 합병으로 이같은 투자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 등 11개 시중은행들은 올해 총 1조2백억여원을 IT분야에 투자키로 계획을 세웠다.

주택은행이 1천6백5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빛 조흥 국민은행도 1천억원이 넘는다.

지난 해에도 시중은행은 적자를 보는 가운데서도 총 5천억여원을 IT분야에 투자했다.

문제는 완벽한 디지털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이 앞으로 투자돼야 한다는 데 있다.

금융계에서는 은행이 인터넷뱅킹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개인및 기업여신관리, 리스크관리 등을 모두 전산화하는 ''디지털뱅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은행별로 5천억-6천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은행별로 2천억원 가량씩 쏟아부었다"며 "은행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기존 투자분의 2배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보고서를 통해 "과잉투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력과 지점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은행간 합병으로 비효율성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3월 발표된 일본 아사히 산와 도카이은행간 합병의 경우 IT투자비를 연간 총 1천1백억엔에서 3백억엔-5백억엔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7일 "전산 분야 등에서 은행간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kimjh@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