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은 경험이 부족하고 LG그룹은 돈이 없고"

한솔엠닷컴이 한국통신 및 LG그룹과 여러차례 진행해온 매각 협상이 중단된 이후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한솔엠닷컴 정의진 사장은 최근 사내 담화문에서 "한국통신은 딜(Deal)에 대한 비즈니스 경험이 부족하고 LG그룹은 돈이 없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당초 회사 대주주는 매각후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한국통신과의 협상에 더 큰 비중을 뒀지만 한통은 LG가 한솔지분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는데에만 주력하는 등 협상에 소극적이었다"며 "한통이 내건 SK텔레콤에 대한 보유주식 양도마저 주가하락으로 효력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LG그룹에 대해서는 "LG는 돈이 없어 BT의 지원을 받기로 했으나 경영권 갈등 등 내부사정에다 BT가 자금사정을 이유로 지원을 포기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에따라 "한솔측 대주주는 더이상 매각 협상은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며 전략적 제휴를 통한 독자생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특히 "IMT-2000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이미 여러 기업들이 참여제안을 내놓고 있어 IMT-2000 사업권 향방의 열쇠는 우리가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솔엠닷컴은 매각 협상 결렬로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사원 대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한데 이어 일부조직개편과 함께 상당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최근 매각 협상에 관여해온 경영기획담당 한훈 상무를 강북사업본부장으로,경영조정본부 조인형 전무를 정보시스템담당으로 각각 발령했다.

또 협상 실무과정을 직접 맡아온 권순엽 부사장은 회선임대사업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