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압박' 효과…집값 기대심리, '역대 최대폭' 급락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 124에서 16포인트 급락했다. 지난달까지 계속 이어지던 집값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가 큰 폭으로 조정됐다. 이는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전인 지난해 4월(108) 수준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의 장기 평균치인 107에 근접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의 이달 하락 폭인 16포인트는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지난 2022년 7월과 2020년 4월, 2017년 8월 각각 16포인트 내린 것과 같았다.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인 것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에게 세제 및 대출과 관련한 압박을 이어간 것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지난 4~11일에 이뤄졌는데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각종 대책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밝혔고, 같은 달 26일엔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는 글도 올렸다. 이후에도 강력한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망국적 부동산(시장 행태의)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 “정부에 맞서지 말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 등이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최근 실제 주택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소비자들의 하락 기대가 실제 수급에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부동산 시장 상황을 좀 더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2.1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증시 활황으로 낙관적 경기 판단이 늘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같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