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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저널] "V字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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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을 방문한 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은 "우리경제의 V자형 곡선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경제회복곡선에 여러 가지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그는 "우리경제가 IMF ''3년차 증후군''에 빠져 있다"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멕시코행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도 했다.

    90년대 연거푸 두 번의 경제위기를 맞은 멕시코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산자부장관에게 무역수지보다 더 중요한 숫자는 없다.

    "우리경제가 무역적자위협에 직면해있다"는 그의 실토는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백20억 달러라는 숫자는 목표치가 아니라 전망치인데 목표치로 돼버렸다"고도 했다.

    뭔가 정책조율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120억달러 흑자는커녕 적자를 면키 어렵다는 뜻으로 들릴 수도 있다.

    우선 주변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게 김 장관의 진단이다.

    "그간 미국의 주 (공격)목표는 일본과 중국이었지만 이제는 한국으로 옮겨오는 느낌이다. 한국이 연 1백50만대의 자동차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2천4백대밖에 사들이지 않는다면 누구도 수긍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바세프스키 USTR대표, 찰스 그래스리 상원국제무역소위위원장 그리고 상무장관을 만나 한국은 총리와 주무장관인 내가 (서울에서 열린) 외제차 박람회에 직접 참석했을 뿐 아니라 김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까지 보내 불균형시정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설명하여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특히 처음에는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바세프스키가 회담이 끝날 무렵에는 무척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고 묘사하기까지 했다.

    혹시 이들 듣기 좋게 대우자동차를 넘겨주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현대는 버티기 어렵다. 생산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설명, 현대도 대우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대가 대우를 인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대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연합하는 등 필사적인 것은 그 때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장관의 외교적 노력만으로 무역수지가 당장 개선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의 워싱턴 발언행간을 뜯어보면 국제수지문제는 국가적 정책 우선 순위 결정단계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배어있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6%인데 올해 중 11.3%를 내다보고 있어 약 5%의 초과성장상태에 있다"고 했다.

    그러니 "성장률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는 "(성장을 줄이자면) 이자율을 올려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시들한)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해 그것도 쉽게 않은 대안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더욱이 실업문제야 말로 국가 최대난제인 상황에서 무작정 성장을 줄이자는 주장을 고집할 수도 없다는 뜻이다.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의제와 관련, 김장관은 "정부 밖에서 교직생활을 할 때는 무서운 사람이 없었으나 정부에 들어가니 무섭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해 정부내 정책조율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가를 설명했다.

    "부처간 의견이 다르면 국무회의는 토론을 벌이고 각자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 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는 "우리(산자부와 재경부)는 많은 토론을 하고 있으며 그 바탕 위에 많은 정책조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와 산자부가 합의한 구체적 내용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외환위기극복이 금융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이제는) 산업정책적인 부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로 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돼왔지만 진정한 의미의 부가가치창출의 본원이랄 수 있는 제조업의 생산활동과 산업경쟁력강화 또한 정말 중요하다는 부연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가 한 눈으로만 보지 말고 거시(巨視)와 미시(微視)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두 눈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특파원 양봉진 bjnyang@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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