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부터 보상처리까지 모든 걸 디지털화하는게 목표다"

삼성화재 이수창 대표(51).

그는 요즘 보험업계에 불어닥친 인터넷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가운데 한 명이다.

디지털화의 선봉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삼성화재를 온라인 환경하에서 경쟁력이 강한 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며 의욕을 보인다.

사실 보험은 증권 은행등 다른 금융업에 비해 인터넷바람이 뒤늦은 감이 있다.

4월에 들어서야 인터넷을 통해 전자서명만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인지 보험사들의 선점경쟁이 치열하다.

인터넷의 위력을 이미 목격한 터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사이버 보험사 설립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초를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삼성화재는 요즘 인터넷 사업과 관련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열심이다.

이 대표는 "인터넷사업의 초기단계라서 가시적인 매출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인터넷산업에 적응하기 위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을 전문화하고 시스템기반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3만2천여명의 설계사들에게 이미 PDA(개인정보단말기) 1만여대를 지급한데 이어 요즘엔 노트북을 갖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 보험판매가 활성화되더라도 설계사등을 잘 활용해야한다는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기존 조직의 디지털화다.

"보험은 가전제품처품 규격화돼있지 않다.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서비스가 경쟁력의 원천이 돼야 한다"

그는 작년말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인터넷 등 신시장에 대응키위한 신마켓팅본부를 신설했다.

본부는 인터넷사업팀 TM사업팀,제휴사업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팀은 "전통적 보험영업의 틀을 변화시키라"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손해보험업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B2B(기업대기업간 전자상거래)제휴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화재는 유력 인터넷 사이트들과의 공동마켓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직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외부적인 충격도 필요하다.

"디지털환경에선 경영의 스피드화가 중요하다.

조직체계 프로세스 문화까지도 디지털화하겠다.

필요하다면 외부인력도 과감히 데려올 생각이다"

삼성화재의 전문인력 사냥은 이미 시작됐다.

직원들을 미국에 파견,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벤처기업 등으로부터 인력을 뽑고 있다.

올들어 25명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시장변화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권한도 대폭 위양할 생각이다.

어떤 환경변화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변화능력을 갖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대표는 컴퓨터에 앉아 E메일을 열어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직원들과 계약자들의 제안 충고 불편 등을 확인하고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임원들로부터 받는 서류결제는 모두 없앴다.

스피드경영에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때문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위기보다 기회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상의 네트웍을 최대한 활용하는등 삼성화재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를 찾겠다.

지금은 그 해답을 구하는 시기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