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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이후 '政局 어디로...'] (4) '한나라黨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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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쪽에서 (정책이) 나와 비판하기 보다는 그전에 우리가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합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최근 주요 당직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수권정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4.13총선 승리로 제1당 자리를 지킨 만큼 이제부터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동시에 그동안의 강성 이미지에서 벗어나 포용력을 갖추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미지 변신도 꾀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의를 적극 수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3년 뒤 대권을 겨냥한 적극적인 변신인 셈이다.

    사실 이 총재의 위상은 이번 총선을 통해 한껏 높아졌다.

    비주류 중진들을 몰아낸 2.18 공천파동으로 한때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선거 승리로 이를 극복했다.

    한나라당 지역구 당선자 1백12명의 57%인 64명이 이른바 "범 이회창계"로 불릴 정도다.

    윤여준 고흥길 이원창 김만제 이한구 당선자 등 측근들을 대거 원내에 진입시켰다.

    원희룡 오세훈 임태희 당선자 등 "젊은 전문가 그룹"도 이 총재의 친위대로 편입, 세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의 앞길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전당대회를 겨냥한 비주류의 연대 움직임이 벌써부터 가시화돼 이 총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기간 당권 도전을 선언한 강삼재 의원은 대구.경북(TK) 차세대 주자인 강재섭 의원과 물밑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1998년 8월 전당대회에서도 "강.강 연대"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다는 원칙 아래 의기투합했었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표의 17%가 TK, 24%가 PK(부산.경남) 지역인 점을 중시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47%를 획득했다지만 한나라당의 확고한 지지기반은 영남이라고 볼때 "영남 후보"만이 다음 대권을 노릴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에서 나름대로 계파를 이끌고 있는 김덕룡 부총재도 범민주계와 함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총재를 낙마시켜 당분간 당을 집단지도체제로 끌고간 뒤 당권.대권 분리로 후보단일화를 이끌어 낸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김 부총재가 19일 "야권 분열까지 초래했던 공천파동을 제도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이뿐만 아니다.

    TK 지역에서 나름대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박근혜 부총재, 공천심사위원으로 자기 사람을 대거 공천해 당선시킨 이부영 총무,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끈 홍사덕 의원,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는 손학규 당선자 등도 잠재적 위협이다.

    이들은 당장 당권 도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언제든 이 총재의 허점이 보이면 그를 대신해 대권주자 자리를 꿰차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총선승리 여세를 몰아 이 총재측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문제를 검토중이다.

    반면 비주류는 세력규합을 위해 대회 시기를 늦추자고 주장하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과반수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의 수장인 이 총재가 당내 비주류의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심이다.

    이는 헌정사상 첫 단일거대야당으로 탄생한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수 있을지 판가름할 대목이기도 하다.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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