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에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주가의 폭락에 따른 세계주가의 동반하락세가 가장 우려된다.

특히 지난해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과거와 달리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세계주가 하락은 세계경제 둔화를 의미한다.

단순히 세계주가가 평균적으로 10% 하락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1.2% 포인트 정도 둔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인접국의 금융문제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여러 가지 사안중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커다란 파장이 예상되는 것은 일본의 제로금리정책 포기여부와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능성이다.

일본의 제로금리정책은 지난해 2월 이후 경기부양차원에서 추진된 과도기적인 조치다.

어차피 일본경제가 회복되면 더 이상 가져가기가 힘든 정책인 것이다.

최근 들어 일본경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가 서둘러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할 뜻을 비춘 것도 이런 각도에서 이해된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제로금리를 포기하느냐 여부는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대세로 자리잡느냐에 대한 확신이 서야 가능한 문제다.

96년 이후 일본경제는 연초에 반짝 하다가 하반기 들어 침체되는 양상이 반복돼 왔다.

지난해도 연초에는 2%의 성장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국민들의 저축 소비 패턴이 바뀌느냐 여부도 중요하다.

지난주 하야미 총재가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할 뜻을 자신있게 비춘 것도 최근의 일본경제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에 일본 국민들의 저축 소비패턴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 들어 민간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가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성격이 강하다.

물론 이러한 우려가 불식돼 금년 하반기에 제로금리정책이 포기되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 중에서 95년초에 이어 엔화의 초강세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유일한 엔고 저지요인인 일본은행의 시장개입이 제로금리정책 포기시점과 맞물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금리의 상승으로 그동안 값싼 엔화 자금을 차입해 여타 통화표기자산에 투자하는 "엔케리 트레이딩"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심해지고 있는 일본 투자자금의 귀속성향도 엔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제로금리정책이 포기되면 엔.달러 환율은 1백엔 밑으로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최근에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상승을 방치한 것을 계기로 위안화 절하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앞으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될 경우 현행처럼 고정환율제를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인민은행이 보여준 태도는 누가 보더라도 위안화 절하가능성을 추측케 한다.

문제는 실제로 위안화가 절하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일단 제도적으로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경우 중국이 감내해야 할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위안화가 절하될 경우 홍콩과의 경제통합과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대국형 모델로의 성장전략을 수정과정에서 필요한 외자유치가 어렵게 된다.

실제로 환율변동폭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위안화가 반드시 절하되느냐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지난해말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1천5백46억달러로 일본에 이어 세계 제2의 수준이다.

무역수지흑자도 매년 2백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오히려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일본이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하든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든 간에 우리에게 크게 불리한 점은 없다.

오히려 일본의 제로금리정책이 포기될 경우 예상되는 엔화의 초강세 국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우리 경제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위원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