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시민연대가 일을 저질렀다"

개표방송을 본 시민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총선연대가 낙선대상을 지목한 후보들중 지방에서 출마한 후보는 지방색을 타고 살아 남았지만 수도권에선 사실상 "싹쓸이"를 당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집중관리 대상으로 찍힌 인물들은 거의 다 밀려났다.

"시민의 힘입니다. 유권자들이 옳바른 판단을 한 거예요"

지난 3개월간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을 총지휘하며 돌풍을 일으킨 주역인 최열 상임대표는 개표결과가 나오자 "성공한 느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방에서 출마한 낙선대상 후보들이 당선되긴했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천한 시민운동의 역사를 감안할 때 "승리"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낙천.낙선 대상자의 명단을 만들 때 자료부족과 객관적 기준 설정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었다"고 회고하며 "총선연대의 활동은 오늘로 끝나는 게 아니라 16대 의원들에 대한 "의정감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7대 총선에서는 각 후보들에 대한 평가 기준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정활동 평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선운동의 최대 성과로 정치인들에게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 것과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여야 한다"는 의미를 깨치게 한 것을 들었다.

그러나 "시민운동의 역사가 짧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지 못한 것과 해외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파급효과를 높일 수도 있었는데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총선연대는 당분간 연락사무소를 두어 시민단체들간의 네트워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참여했던 단체들은 직능별로 상시적인 의정감시 및 정책제안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환경연합 사무총장이기도 한 그는 "2년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환경단체 출신 후보를 내겠다"고 말해 앞으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