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강원도 영동지방이 송두리채 집어삼키고 있다.

사상 최악의 화재다.

해안선을 타고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부터 남하하며 드디어 경북 지방으로까지 번져 울진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7일부터 강원영동지역에 발생한 산불로 12일 현재 산림 8천여ha와 주택 5백6채가 불에 타고 2백92가구 8백34명의 이재민이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 삼척 =지난 10일 삼척시 근덕면 구마리 영은사 인근에서 재발한 산불이 12일 오후 원덕읍 등 6개 읍.면 20여개 마을로 확산된 채 동해안 7번국도변 해안선을 따라 남쪽인 경북 울진쪽과 내륙 서쪽인 가곡면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원덕읍에서 울진쪽으로 번지는 불길은 이날 오후 1시께 가곡면 월천리 월천교를 넘어 계속 남하하고 있다.

이 상태로 불길이 번질 경우 빠르면 13일 오전중 원자력발전소 부근까지 번질 것으로 보여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또 이날 오전 3~6시 사이 삼척시 미로면 고천리와 근산동에서도 잇따라 산불이 발생,강풍을 타고 해안방향을 따라 시내쪽으로 번졌으며 오전 1시 15분께는 근덕면 궁촌리 이성하(64)씨가 불길에 놀라 넘어져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불로 미로초등학교 등 7개 초.중학교가 임시휴교했다.

<> 동해 =이날 오전 9시35분께 동해시 삼화동 샘물가든 뒷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강풍을 타고 해안과 강릉쪽으로 확산됐다.

이날 불로 천곡동 주민 3만5천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불길은 북삼동과 천곡동 등 시내 방향으로 번져 95가구 2백90명이 대피했으며 서쪽 초록봉과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속칭 미리미리골 쪽으로 번져 나갔다.

쌍용양회 동해공장 등 시멘트제조 3개사 4개공장 등에 전력공급이 끊겨 오전부터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공장의 복구작업이 늦어지는 데다 재고도 바닥이 난 상태여서 시멘트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 울진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오후 1시25분께 원덕읍 호산리에서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직선거리로 5km 가량 떨어진 경북 울진군 검성리 쪽으로 옮겨 붙었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헬기 등을 동원,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산세가 험한 데다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부와 한국전력은 이날 울진원전의 발전량을 평소의 절반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울진군은 원자력발전소 보호를 위해 원전측에 방호계획을 수립하도록 통보하고 동해안 7번국도 쪽에 장비와 인력을 집중 투입,불길을 차단하고 있다.

북면 검성리 등 3개마을 83가구 주민은 대피시켰다.

<> 강릉 = 강릉에서는 이날 오전 2시 홍제동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교1동과 경포동,사천면 방동리 등 4개마을로 번져 마을 주민이 대피했으며 6천2백여명이 나서 진화작업을 벌여 오전 7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