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파문 확산에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여야는 피해지역에서 개최하려던 정당연설회 등 정치행사를 취소하고 농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부의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외형상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칫 농촌지역 민심의 향방이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1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일단 농민의 피해를 극소화하는 민심수습쪽에 무게를 실었고 자민련은 김성훈 농림장관의 사퇴를 거론하면서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서영훈 대표는 김동근 농림부차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후속일정을 뒤로 미루고 의사구제역이 발생한 홍성지역의 방역대책본부를 방문, 정부의 긴급 방역대책을 살피며 농민을 위로했다.

민주당은 구제역의 전국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조치와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농촌지역 민심이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아래 파문의 차단에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역시 김동근 농림부차관의 보고를 듣고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번 사태의 대응책 마련에 야당도 적극 협조할 것임을 다짐한 뒤 피해농가에 대한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대책과 가격폭락에 대비한 정책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농민들의 수습대책에 차질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당초 이날 오후 청양 홍성 정당연설회 참석을 취소했다.

자민련은 조부영 선대본부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열고 구제역파문 확산에 따른 책임을 지고 김성훈 농림장관이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규양 수석 부대변인은 "구제역을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감염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농림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공세를 폈다.

자민련은 충남 홍성의 정당연설을 취소하는 대신 축산관계인사들과의 간담회로 대체했다.

민국당 천무진 부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당국의 늑장대처로 축산농민의 분노를 사고 있고 방역허점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창 정태웅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