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봉제와 발탁인사 등 능력주의 인사관리가 확산되면서 평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가 결과가 승진이나 급여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수록 더욱 그러하다.

사실 능력주의 인사관리의 성패는 인사고과의 객관성 공정성 납득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과장급 이상의 고과자는 인사고과와 그 평가에 임하는 자세를 달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먼저 고과자는 "판사가 재판을 한다"는 진지한 자세로 평가를 해야 한다.

고과 결과에 따라 연봉이 차등화될 뿐만 아니라 승진 승격 교육훈련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고과의 중요성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에서 인사관리를 가장 잘 하는 경영인으로 꼽히는 GE의 잭 웰치 회장은 성공하는 인사관리의 비법으로서 꼼꼼한 능력평가와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중간 간부 이상 8만5천여 명의 인사고과표를 만드는 일에 업무의 50%를 할애한다고 말한다.

5단계 평가를 통해 1등급과 5등급은 각각 전체의 10%,2등급과 4등급은 각각 15%,3등급은 50%의 분포를 나타내도록 등급을 매기고 평가등급과 개개인의 장단점 등은 E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통보한다.

4등급까지는 차등적으로 성과급과 스톡옵션을 부여해 동기유발을 유도한다.

반면에 최하위 등급인 5등급에 해당하는 직원은 과감하게 해고하고 새 인력을 채용해 조직을 혁신한다.

한마디로 "철저한 평가와 충분한 보상"을 인사관리의 기본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인사고과에 자신감을 갖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잭 웰치 회장도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서 업무와 평가에 대한 자신감을 지적한다.

고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려면 그것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과를 하다보면 현혹효과,관대화 경향,중심화 경향,대비효과 등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한다.

이런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과자는 피고과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사실에 입각해서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감으로 하는 인사고과에서 탈피해 지도하고 관찰한 기록에 근거해야 한다.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고과에 필요한 사항들은 가능하면 기록으로 남기는 노력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고과결과에 대한 입증책임이 고과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피고과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자신있게 설명하고 설득시킬 수 있도록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고과자는 개방적이고 솔선 수범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보화시대의 리더는 감독에서 코치로 변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부하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함께 뛰어야 하는 것이다.

고과자가 모범을 보일 때 피고과자가 비로소 고과 결과를 수긍할 수 있게 된다.

유교에서 강조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또는 서양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 )"와 같은 격언들은 그대로 고과자에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남을 평가한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르는 법이다.

끝으로 고과자들은 다면평가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사가 부하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 자신이 자기를 먼저 평가하고,동료가 동료를 평가하고,부하가 상사를 평가하고,고객이 직원을 평가함으로써 평가의 신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다면평가는 다각도에서 고과가 이뤄지기 때문에 "3백60도 평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삼성SDI LG전자 코오롱 대림정보통신 동양제과 등에서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연봉제 도입이 본격화되면 다면평가를 도입하는 기업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시대가 본격화 될수록 참여적 고과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업이라는 조직체의 고객은 상사 동료 부하 외부 고객 등 다양하므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인사고과가 이뤄져야 한다.

남을 평가하고 평가받는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임에 틀림없다.

또한 하늘 아래 완벽한 평가제도는 없고 평가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과자는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평가에 임해야 한다.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bmyang@ ke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