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발표된 민주당 비례대표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은 10번 이내에는 직능대표를, 10번 이후 안정권에는 지역구 공천탈락자와 동교동계를 대거 배치한 점이다.

최영희 전 여성단체협의회장과 장태완 전 재향군인회장, 한명숙 여성위원장(여성), 김운용 IOC위원(체육), 박인상 전 노총위원장(노동), 박상희 중소기협중앙회장(중소기업) 등 각 직능 대표들이 모두 10번 이내에 안착했다.

각계 대표를 국회에 보낸다는 전국구의 본래 취지를 살렸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러나 10번 이후 인선은 개혁공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안정권으로 분류하는 18번내에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가 3명이나 포함됐다.

나머지 4명도 현정부 또는 당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도왔던 인사들이다.

공천갈등 수습과 "챙기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번 인선에서 최고의 "파격"은 김방림 전 여성국장이 14번에 배치된 것이다.

그간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판 진입에 성공한 것은 30여년간 김대중 대통령을 도운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고심한 흔적도 많다.

나름대로 안정권으로 분석되는 18번 내에 지역과 성별, 직업별로 균형을 맞춘 것이다.

여성인사를 5명 배치, 30% 여성배려 약속을 지켰다.

지역도 서울 4명을 비롯해 영남 7명, 호남 3명, 충청 2명, 이북출신 2명 등으로 안배했다.

직업별로는 정당인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여성 3명, 중소기업 1명,관료 1명, 재향군인회 1명, 노동 1명, 체육계 1명, 재야 1명 등이다.

야당시절 각광을 받았던 군출신 인사가 안정권에 단 한명도 끼지 못한 것이 여당 변신을 실감케 한다.

이재창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