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대주주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이 한솔엠닷컴 인수전에 가세함에따라 한국통신과 LG그룹간 한솔엠닷컴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BT의 피터 본필드 회장은 오는 30일 방한,LG그룹 경영진과 한솔엠닷컴 인수 문제를 놓고 협의할 예정이다.

본필드 회장의 방한은 지난 98년 11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로 그는 이 자리에서 LG그룹의 한솔엠닷컴 인수 추진에 대해 측면지원할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LG텔레콤 관계자도 "오는 31일 그룹 경영진과 만나
한솔엠닷컴 인수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BT는 그동안 LG의 한솔엠닷컴 인수추진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해왔지만 이미 인수전이 가시화된 이상 지원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와 BT의 전략=LG그룹은 최근 한국통신이 한솔엠닷컴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데 대해 잔뜩 긴장한 상태이다.

한통보다 일찍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지난주 한통의 "가계약설" 보도가 나온 이후 서둘러 진의를 파악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LG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그룹 구조조정본부 산하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다각적으로 한솔엠닷컴 인수 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LG홈쇼핑과 한솔엠닷컴을 맛교환하는 방식 등의 논의가 진행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최근 한통의 움직임에 자극받아 제휴관계인 BT를 끌여들여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관련 시장에서는 이미 LG측이 BT를 내세워 한솔엠닷컴의 최대주주인 캐나다 BCI와 지분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LG는 그룹의 통신사업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LG텔레콤과 데이콤 등을 주축으로 우선 오는 4월초 IMT-2000 사업 추진단을 발족하고 한솔엠닷컴을 인수하는 대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통신의 반격=한국통신도 올초 한통프리텔내의 한솔엠닷컴 인수 추진팀을 흡수,단일화해 인수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한통은 최근 LG그룹과의 인수전에서 자사가 약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수전에 관여하는 한통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LG와 한통의 한솔엠닷컴 인수가능성을 각각 8대 2정도로 보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한통은 그러나 최근 "가계약설" 보도가 한솔엠닷컴 인수과정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통은 이미 SK텔레콤에 대한 자사지분과 한솔엠닷컴 주식을 맛교환하는 등 다양한 인수 형태를 놓고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솔의 입장=한솔엠닷컴은 올초만 해도 인수설에 대해 강력 부인하면서 "M&A보다는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M&A가 대세라는 데 대해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와관련 한솔 관계자도 "BCI측에서도 최근들어 지분철수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결말은 언제=한솔엠닷컴 인수전은 총선 이후에나 본격화돼 빨라야 4월말이나 5월초께 돼야 결론이 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SK텔레콤의 신세기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최종결론이 아직 안난 상태인데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인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SK텔레콤의 신세기 인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감안,한솔엠닷컴 인수전이 총선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