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갑자기 어두운 터널로 들어섰다.

사상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던 급등세는 5일 연속 내림세로 급반전됐다.

화려한 약진을 자랑하던 개별종목들의 위세도 주춤해졌다.

하루 5조원대를 넘나들던 거래대금은 지난 16일 3조5천억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시장의 관심은 조정국면이 얼마나 지속될 지에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번주에도 시장은 조정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 나스닥시장의 약세,물량부담,신선감을 주는 종목의 부재 등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려운 재료들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다만 60일 이동평균선이 닿아있는 2백40선대에서 반등시도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시장여건은 어떤가 =물량압박이 가장 큰 변수다.

이번주와 다음주에 신규 등록되는 유무상증자 물량만 6조원에 달한다.

최근 유무상 증자발표가 잇따라 다음달 이후의 대기물량도 7조원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서줘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못하다.

기관들은 지난주 중반부터 환매를 대비해 물량을 내놓고 있다.

로스 컷(손실규모를 줄이려는 매도)도 나오고 있다.

기관들의 물량을 외국인들이 사들이고 있지만 규모는 여전히 적다.

또 대형주 위주위 저점매수여서 지수상승을 이끌 정도는 아니다.

구경제와 신경제에 대한 논란도 악재다.

전통주가 득세하면서 기술주와의 주가 갭메우기를 시작한 점도 코스닥종목의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닥위원회가 옥션 등의 예비심사를 보류함에 따라 "젊은 피"에 대한 기대가 좌절된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분도 대리는 "신규종목이 많이 들어와 시장이 물갈이된다는 느낌을 줘야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된다"며 "관심끌던 옥션 등의 등록이 늦어졌다는 데 대한 실망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 반등가능성도 없지않다 =조정국면속에서도 지수의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증권의 전형범 책임연구원은 "지수관련 대형주의 주가가 빠질 만큼 빠진 상태여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수 60일 이동평균이 2백40에 접근하면 기술적인 반등도 예상되고 있다.

시황분석가들은 반등시도를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의 전환으로 해석하는 우려를 범해서는 안될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을 근거로 뜻밖의 반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고 고수익 고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코스닥시장은 그동안도 별다른 재로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에 근거한 예상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월 178선까지 급락했다가 한달만에 280선을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바꾼 탄력성을 보여준 바 있다.

<> 압축의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주도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변주들이 크게 올랐다.

이제는 싸보이는 주식이 거의 없다.

지난주말 상승종목수가 대폭 줄어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종목 찾기가 힘들게됐다.

증시관계자들은 이번주에는 대형주 중소형주 구분없이 재료를 보유한 종목별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소형주나 주가가 싼 전통주,실적 호전주,하락폭이 컸던 대형주 등으로 종목을 압축하는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총에서 첨단재료나 인터넷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한 업체들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

단기급등 종목의 경우엔 반등시도때 물량을 줄이며 차익을 실현하는 매매 테크닉도 요구되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