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상공에서 비행기가 다닐 수 있는 항로가 갑절로 늘어났다.

16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달 24일부터 태평양상공에서 운항중인 국제선 항공기 사이의 최소 상하간격을 지난60년대 설정한 2천피트(약 600m)에서 1천피트(약 300m)로 축소하는 "수직분리기준 축소(RVSM)" 조치를 취했다.

ICAO는 지난 97년 3월부터 북대서양 항로에 대해 상하간격을 줄여 운항토록 해온 이후 안전운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태평양 항로에도 이를 적용키로 했다.

건교부는 이에 따라 대한항공 67대, 아시아나항공 19대 등 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취항중인 86대에 대해 RVSM 적용을 인가해 이들 항공기가 현재 바뀐 규정에 따라 운항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태평양 국제선 항로의 항공기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은 6개에서 11-12개로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태평양 항로의 체증이 해소돼 항공사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더 많은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건교부는 설명했다.

건교부는 서울을 기준으로 볼때 미주 대양주 괌 하노이 등을 연결하는 항로가 이번 조치의 대상에 포함되지만 한-일, 한-중 노선은 항로가 복잡해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건교부 관계자는 "항공기의 정밀항법장치가 발달해 60년대의 낡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ICAO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