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4부 : (3) '스위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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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의 미래 - 로잔/취리히 공대 ]
스위스의 로잔.
제네바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걸린다.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장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 도시의 상징인 맑은 레만호숫가에는 명문 로잔공대(EPFL)가 자리하고 있다.
로잔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3시간을 가면 스위스 최대 도시가 나온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느낌의 취리히.
이 곳의 한복판에는 또 하나의 ''두뇌군단'' 취리히공대(ETHZ)가 들어서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가까이 배출한 전력을 가진 곳이다.
이 가운데는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포함돼 있다.
스위스 과학기술교육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이 두 대학은 지역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차이가 난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로잔공대는 불어권에 위치한 반면 취리히공대는 독일어권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거는 모토가 있다.
"최상의 교육은 최고의 연구가 행해지는 곳에서만 가능하다"
이 말은 스위스인이 교육과 연구의 상호연계성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드러내 준다.
또 무서울만큼 실용적인 스위스 과학교육의 풍토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이같은 실용지향적 정신은 가진 자원이 별로 없는 자그마한 나라에서는 "사람"만이 유일한 무기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력을 중시하다 보니 최고의 교육을 지향하게 됐다.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을 가치있는 자산으로 키우려는 풍토에서 최상의 교수진을 갖추는 것은 자연스런 일.
이런 과정에서 교육과 연구가 병행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만 가장 알뜰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굳은 믿음도 생겼다.
이들의 교육.연구 중심적 사고는 교수.학생의 구성비에서도 엿보인다.
로잔공대의 학부 학생수는 4천9백명 정도.
현재 교수진은 외부에서 온 협력연구원들을 포함해 3천5백명에 가깝다.
학생과 교수의 비율이 거의 1대 1 수준인 것이다.
취리히공대도 비등한 수준이다.
전체 학생수 1만2천명에 정교수 3백50명, 협력진 7천~8천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스위스 정부가 공들여 일궈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잔공대와 취리히공대는 스위스 정부가 직접 자금을 대고 꾸려나가는 연방공과대학이기 때문이다.
원래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지방자치의 성격이 강하다.
교육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부분의 학교는 주(칸톤) 단위로 운영되거나 사립이다.
이에 반해 로잔과 취리히공대는 스위스 정부가 치밀한 계획아래 낙점을 찍은 경우다.
취리히공대는 1백45년전 설립 당시부터, 로잔공대의 경우는 31년 전부터 정부가 키웠다.
스위스 정부는 1969년 기술전문학교인 "에콜 스페시알 드 로잔"을 지금의 로잔공대로 재설립했다.
"스위스 정부는 과학기술이 나라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양 날개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로잔공대의 스티븐 모겐탈러 부학장은 스위스 정부가 양대 공과대학을 세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위스 정부의 효율성은 학교를 운영하는 데서도 나타난다.
두 대학의 핵심분야를 보면 원래의 강점을 살리고 중복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로잔공대는 전통적으로 정밀기계와 전자산업이 발달한 점을 살려 마이크로시스템 및 나노테크놀로지, 그리고 정보기술(IT)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취리히공대는 생명과학쪽에 주력하고 있다.
취리히를 포함한 동부 일대가 예부터 제약.화학분야에 강한데다 취리히공대 자체가 물리, 화학, 구조생물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걸출하다는 뒷배경이 작용을 한 것이다.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기 위해서지요. 작은 나라의 빈약한 인구로 중복 투자한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가 아닙니까"
취리히공대의 약학과장 게드 폴커스 교수의 말이다.
두 대학이 쾌속질주를 해온 것은 이같은 정부 차원의 정교한 계획, 그리고 대학의 튼튼한 기초가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여기에 가속도를 붙인 것은 막강한 기업들의 후원이다.
이들 공대에서 벌이는 프로젝트에 모토로라 에릭슨 노바티스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안 끼여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산.학.연의 절묘한 하모니가 내는 효과는 엄청나다.
현재 로잔공대에는 유럽연합(EU)과 국책 프로젝트만 2백50개, 국제적으로도 60개 교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과제의 원격조정을 수행한 것이 대표적 성공의 예다.
취리히공대도 광우병 관련 연구, 단백질 계산방법을 응용한 신의약설계 등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든든한 쌍두마차를 끌고 질주하는 작지만 강한 나라 스위스.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떤 빛일까.
로잔.취리히(스위스)=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스위스의 로잔.
제네바에서 기차로 20분 정도 걸린다.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장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 도시의 상징인 맑은 레만호숫가에는 명문 로잔공대(EPFL)가 자리하고 있다.
로잔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3시간을 가면 스위스 최대 도시가 나온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느낌의 취리히.
이 곳의 한복판에는 또 하나의 ''두뇌군단'' 취리히공대(ETHZ)가 들어서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가까이 배출한 전력을 가진 곳이다.
이 가운데는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포함돼 있다.
스위스 과학기술교육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이 두 대학은 지역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차이가 난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로잔공대는 불어권에 위치한 반면 취리히공대는 독일어권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거는 모토가 있다.
"최상의 교육은 최고의 연구가 행해지는 곳에서만 가능하다"
이 말은 스위스인이 교육과 연구의 상호연계성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드러내 준다.
또 무서울만큼 실용적인 스위스 과학교육의 풍토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이같은 실용지향적 정신은 가진 자원이 별로 없는 자그마한 나라에서는 "사람"만이 유일한 무기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력을 중시하다 보니 최고의 교육을 지향하게 됐다.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을 가치있는 자산으로 키우려는 풍토에서 최상의 교수진을 갖추는 것은 자연스런 일.
이런 과정에서 교육과 연구가 병행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만 가장 알뜰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굳은 믿음도 생겼다.
이들의 교육.연구 중심적 사고는 교수.학생의 구성비에서도 엿보인다.
로잔공대의 학부 학생수는 4천9백명 정도.
현재 교수진은 외부에서 온 협력연구원들을 포함해 3천5백명에 가깝다.
학생과 교수의 비율이 거의 1대 1 수준인 것이다.
취리히공대도 비등한 수준이다.
전체 학생수 1만2천명에 정교수 3백50명, 협력진 7천~8천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스위스 정부가 공들여 일궈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잔공대와 취리히공대는 스위스 정부가 직접 자금을 대고 꾸려나가는 연방공과대학이기 때문이다.
원래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지방자치의 성격이 강하다.
교육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부분의 학교는 주(칸톤) 단위로 운영되거나 사립이다.
이에 반해 로잔과 취리히공대는 스위스 정부가 치밀한 계획아래 낙점을 찍은 경우다.
취리히공대는 1백45년전 설립 당시부터, 로잔공대의 경우는 31년 전부터 정부가 키웠다.
스위스 정부는 1969년 기술전문학교인 "에콜 스페시알 드 로잔"을 지금의 로잔공대로 재설립했다.
"스위스 정부는 과학기술이 나라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양 날개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로잔공대의 스티븐 모겐탈러 부학장은 스위스 정부가 양대 공과대학을 세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위스 정부의 효율성은 학교를 운영하는 데서도 나타난다.
두 대학의 핵심분야를 보면 원래의 강점을 살리고 중복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로잔공대는 전통적으로 정밀기계와 전자산업이 발달한 점을 살려 마이크로시스템 및 나노테크놀로지, 그리고 정보기술(IT)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취리히공대는 생명과학쪽에 주력하고 있다.
취리히를 포함한 동부 일대가 예부터 제약.화학분야에 강한데다 취리히공대 자체가 물리, 화학, 구조생물학 등 기초과학분야에서 걸출하다는 뒷배경이 작용을 한 것이다.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기 위해서지요. 작은 나라의 빈약한 인구로 중복 투자한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가 아닙니까"
취리히공대의 약학과장 게드 폴커스 교수의 말이다.
두 대학이 쾌속질주를 해온 것은 이같은 정부 차원의 정교한 계획, 그리고 대학의 튼튼한 기초가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여기에 가속도를 붙인 것은 막강한 기업들의 후원이다.
이들 공대에서 벌이는 프로젝트에 모토로라 에릭슨 노바티스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안 끼여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산.학.연의 절묘한 하모니가 내는 효과는 엄청나다.
현재 로잔공대에는 유럽연합(EU)과 국책 프로젝트만 2백50개, 국제적으로도 60개 교류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과제의 원격조정을 수행한 것이 대표적 성공의 예다.
취리히공대도 광우병 관련 연구, 단백질 계산방법을 응용한 신의약설계 등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든든한 쌍두마차를 끌고 질주하는 작지만 강한 나라 스위스.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떤 빛일까.
로잔.취리히(스위스)=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