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수수료 인하경쟁이 치열하다.

작년에 사이버거래 수수료 인하경쟁이 한바탕 불더니만 올해는 일반위탁수수료 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사이버 수수료 인하경쟁도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수수료 인하경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어서 어느 수준까지 하락할지 속단할 수 없다.

물론 증권주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로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갈수록 데이트레이딩(단기매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특히 그렇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거래 증권사를 고를 때 수수료를 따지는 것도 아주 중요해졌다.

매매가 잦은 사람일수록 수수료가 싼 증권사를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자칫하면 주식투자로 남긴 이익을 고스란히 증권사에 상납한 채 헛물만 켤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일반위탁 수수료 =일반 위탁수수료란 객장에서 직원을 통하거나 전화로 주문을 낼 경우 적용하는 수수료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증권사를 통해 상장 주식을 한번 사거나 팔 때 각각 0.5%의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여기에 세금(0.3%)을 포함할 경우 주식을 한번 샀다가 팔면 거래대금의 1.3%를 수수료와 세금으로 부담해야 했다.

예를 들어보자.

1만원짜리 주식 1천주를 샀다고 치자.

이때 거래대금(1천만원)의 0.5%인 5만원을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만일 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매입가격(주당 1만원)에 그대로 팔았다고 가정하자.

이때는 거래대금 1천만원의 0.8%인 8만원을 수수료와 세금으로 내야 한다.

1천만원어치 상장주식을 한번 사고파는 데 13만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셈이다.

지금은 달라졌다.

LG투자증권을 비롯 대신 교보 신영증권 등이 상장주식의 거래대금 2억원 이하에 한해 수수료율을 0.45%로 낮췄다.

신설 증권사인 E*미래에셋증권은 아예 한술 더 떴다.

4월1일부터 위탁매매수수료를 거래금액과 거래소 코스닥주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0.29% 적용키로 했다.

말 그대로 파격적이 아닐 수 없다.

종전(0.5%)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수수료가 인하된 셈이다.

앞의 경우처럼 1천만원어치 주식을 E*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사고 팔 경우 세금을 포함해도 8만8천원만 수수료로 물면 돼 4만2천원의 절감효과가 있게 됐다.

위탁매매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증권사는 E*미래에셋증권.

거래금액에 관계없이 0.29%를 적용한다.

이어서 LG 대신 신영 교보 메리츠 유화 일은 신한 서울 조흥 SK증권 등이 상장주식에 대해 0.45%(거래대금 2억원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증권사는 종전대로 0.5%를 받고 있다.

코스닥주식의 경우 삼성 대신 현대 대우 증권 등은 0.4%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 사이버수수료 =증권사 홈페이지에 접속, 사이버공간을 통해 거래할 때 적용되는 수수료가 사이버 수수료다.

사이버 수수료는 작년 한차례 인하 열풍이 불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의 사이버수수료율은 일반위탁매매의 5분의 1인 0.1%까지 하락해 있는 상태다.

1천만원어치 주식을 한번 사면 1만원만 수수료로 물면 된다는 얘기다.

좀처럼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사이버 수수료는 신설증권사들이 생기면서 다시 인하경쟁에 내몰렸다.

위탁매매만 중개하는 E*Trade 코리아는 3월31일까지 한해 0.05%의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선수를 치고 나섰다.

다른 증권사의 절반 수준으로 사이버 수수료를 낮춘 셈이다.

E*미래에셋증권은 이에 맞서 아예 모든 사이버거래의 수수료를 0.029%로 떨어뜨렸다.

그러자 사이버 거래에 관한한 선구자라고 자부하던 세종증권은 거래대금의 0.025%로 인하하고 나섰다.

세종증권의 이같은 수수료율은 업계 최저수준.

수수료중 0.018%를 증권 유관기관에 다시 내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증권이 실제 가지는 수수료는 0.007%에 불과한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장사인 셈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아직 사이버수수료 인하를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전체 약정의 60%가 넘는 사이버 거래의 수수료를 섣불리 인하했다간 수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E*미래에셋이 궁극적으로 "사이버수수료 0%"를 추구하고 있는데다 사이버전문 증권사들도 "수수료 0%"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대형 증권사들도 어쩔 수 없이 사이버수수료 인하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 기타 수수료 =일은증권은 ARS 수수료율도 인하했다.

대신증권도 ARS 및 무선통신을 이용한 매매수수료율을 함께 인하키로 했다.

그러나 대부분 증권사들은 일반 위탁매매수수료 및 사이버수수료 외에는 아직 인하하지 않고 있다.

세종증권의 경우 에어포스트(0.1%)나 스마트폰(0.15%) ARS(0.25%)를 이용한 수수료는 변경하지 않았다.

<> 증권사 선택요령 =순전히 자신의 판단에 따라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은 역시 수수료가 가장 싼 증권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이버 거래의 경우 통신시스템만 문제가 없으면 아무래도 수수료율이 낮은 증권사를 우선 선택해야 한다.

특히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한푼의 수수료라도 절약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 외에 증권사의 시황정보 등을 활용하는 사람의 경우 단순히 수수료만 선택기준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사이버 거래의 경우 특히 그렇다.

각종 시황정보가 얼마나 빨리 제시되는가, 시황 및 업종 종목분석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지도 선택기준으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최근엔 사이버정보 제공업체가 난무하는 상황이라 제때 정보를 제시받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수료 수준, 신속 정확한 정보제공 정도, 접속의 편리성 등을 두루 감안해 거래 증권사를 골라야 한다.

하영춘 기자 hayou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