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텃밭인 충청권의 총선 풍향이 심상치않다.

각종 여론조사기관들은 최근 "충청권 표심"을 "자민련 긴장, 민주당 기세"
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인제 선대위원장을 앞세운 민주당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면서 충청권을
파고들고 있으나 "JP 바람"의 위력은 예전보다 못해서이다.

게다가 충북 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만만찮은 기세를 올리며 3파전 구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대전 및 충남지역은 "JP가 후진(이인제 위원장)을 양성해야 한다"는 시각과
"그래도 JP다. 이번까지는 그를 봐줘야 한다"는 시각이 혼재돼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논산에서 거세게 불고있는 이인제 바람이 인근으로 확산돼 자민련의
기세를 꺾고 있다.

대전 유성의 경우는 민주당 후보가 자민련후보를 크게 앞서있어 JP바람이
되살아나지 않는한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신당 김용환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에서도 자민련의 승리를 낙관
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현지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이인제의 차세대 주자론과 JP의 지역감정론
이 이 지역에선 아무런 영향을 주지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충북의 경우 자민련에 대한 무관심은 보다 심한 편이다.

한나라당은 청원(신경식), 청주 흥덕(윤경식)에서, 민주당은 충주(이원성)
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청주에 사는 한 주부는 "지난 2년간 공동정부에 참여하면서 JP가 한 것이
무엇이냐. 당이고 뭐고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이라며 "인물론"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아직 충청지역의 "밑바닥 민심"을 속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 양상이 계속된다면 충청권 24석가운데 6석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충청권=자민련"이란 등식이 깨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