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이 국내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에 본격
착수했다.

손 사장은 또 국내 투자를 위해 지주회사(소프트뱅크 홀딩스코리아)를
만드는 대신 기존 소프트뱅크코리아를 지주회사로 운영키로 했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5일 국내 인터넷 기업에 대한 첫 투자대상으로
시큐어소프트 알리바바코리아 헤이아니타코리아 소프트뱅크웹인스티튜트
등 4개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금액은 시큐어소프트 60억원 등 모두 1백9억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손정의 사장이 지난해말 1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국내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투자 사례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보안솔루션 업체인 시큐어소프트의 경우 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세부적인 투자조건은 이번주에 열릴 시큐어소프트 주총에서 최종 확정될
계획이라고 소프트뱅크측은 설명했다.

알리바바코리아와 헤이아니타코리아는 3월 중순 국내에 새로 세워질 인터넷
업체들로 소프트뱅크가 설립과 함께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질 방침이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인 알리바바의 국내
법인 성격을 띨 알리바바코리아는 자본금 2백만달러 규모로 오는 20일
설립될 예정이며 소프트뱅크는 60%의 지분을 갖게 된다.

홍콩 알리바바는 일본 소프트뱅크, 골드만삭스 등이 주요 주주들이다.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선인터넷 업체인 헤이아니타코리아에는
소프트뱅크가 25억2천만원을 투자, 3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자본금 7백만달러로 오는 13일 설립될
예정이다.

이 회사에는 소프트뱅크 이외에 삼보컴퓨터 나래이동통신 두루넷 등이
주주로 참여한다.

소프트뱅크웹인스티튜트는 소프트뱅크가 기존 국내 인터넷업체를 인수,
새로운 법인으로 출범시키는 방식이다.

소프트뱅크는 웹 전문가 교육서비스 업체인 액티브드림을 최근 인수했으며
오는 10일 새로운 회사로 출발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10억원의 이 회사의 지분 95%를 소프트뱅크측이 갖게 되며 경영은
기존 액티브드림 경영진이 그대로 맡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이와는 별도로 2월말 자본금 2백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를 정식 설립,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 창투사의 펀드규모는 조만간 1천억원선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소프트뱅크측은 밝혔다.

한편 소프트뱅크코리아는 현재 47억원인 자본금을 상반기중 유상증자를
통해 1억달러선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증자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나래이동통신이 참여할 예정이다.

손정의 사장이 국내 투자를 위해 별도의 지주회사를 만드는 대신
소프트뱅크코리아를 활용키로 한 것은 제도적인 제약으로 인해 순수 금융
지주회사를 국내에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지분을 종전 46%
에서 80%로 높였다.

<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