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와 편의점을 잡아라"

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택배 등 택배업체들에 취급점 확보 비상령이
떨어졌다.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함께 배달물량도 크게 늘어나면서 고객의 집까지
물건을 갖다주는 "일선 배달 협력체" 개발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곳은 주유소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들.

이와 함께 약국 사진관 세탁소 부동산중개업소 등 지역밀착형 점포도 공략
대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현재 1천9백80개에 달하는 취급점 수를
올해중 3천2백개로 1천개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제휴업체인 LG주유소 SK주유소 등은 지방으로까지 취급점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쌍용주유소 세븐일레븐 등을 신규 취급점으로 확보하기 위해 활발히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은 이미 지난 1월말 우체국과 소포택배업무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상태.

따라서 전국 3천6백여개 일선 우체국 영업망을 포함할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인 7천개 가까운 취급점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통운 정경호 팀장은 "맞벌이 가정 등이 늘면서 낮에 집으로 배달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며 "집 가까운 편의점 주유소 등을 활용할 경우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나 편의점 입장에서도 부수입을 올릴 수 있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
이라는 것.

현대택배는 취급점 수를 현재 1천5백개에서 올해중 3천개로 두배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현대는 이와함께 LG25, 미니스톱, 현대주유소 등 기존 제휴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 취급점 수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진택배도 올해 1천7백개인 취급점 수를 연말까지 3천4백개로 늘리기로
했다.

한진은 특히 SK상사가 최근 도입한 고급사무 편의점 "MBE"를 취급점으로
활용키로 계약을 맺었다.

SK는 일종의 호텔 비즈니스센터 역할을 하는 MBE체인점 수를 올해중 30개
이상 오픈할 계획이다.

제일제당의 택배업체인 CJ GLS도 후발업체로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유소 편의점 등과 취급점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는 택배물량이 작년보다 50~60% 정도 늘 전망"이라며
"갈수록 취급점 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수찬 기자 ksc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