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자들중 돈을 가장 많이 번 계층의 소득이 가장 못번 계층의
5.49배에 달해 양자간 소득격차가 지난 79년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또 전체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백22만5천원으로 IMF이후 처음
증가세(4.3%)로 돌아섰다.

하지만 월평균 소비지출(1백47만4천원) 증가율이 13.5%로 소득증가율을
훨씬 앞질러 과소비 조짐을 보였다.

통계청은 3일 이같은 내용의 "99년 4.4분기및 연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소득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사적연금제도를 활성화하고 생계형
비과세저축을 신설하는등 중산.서민층 재산형성 지원방안을 마련, 시행키로
했다.

<> 벌어진 소득격차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지난해 0.320을 기록, 통계청이 이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79년이후 가장 높았다.

지니계수는 97년 0.283, 98년 0.316 등으로 계속 높아져 소득격차가 확대
되는 추세다.

소득 최상위 20% 계층과 최하위 20% 계층간 격차는 더욱 벌어져 상위계층
평균소득이 하위계층의 5.49배에 달했다.

상하위 20% 계층간 소득배율(격차)은 97년 4.49배, 98년 5.41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 전체소득중 상위 20%가 차지하는 비중은 40.2%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하위 20% 소득 비중은 7.3%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통계청은 이처럼 소득격차가 벌어진 이유로 고소득자들이 저축예금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으로 수입을 많이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 과소비 성향 =지난해 4.4분기 도시가구의 월평균소득은 2백32만7천원으로
98년 같은기간보다 9.1% 많았다.

경제위기전인 97년 1.4분기보다도 1.1% 늘어나는 등 전반적 소득수준이
향상됐다.

소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훨씬 앞질렀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4.4분기 기준으로 98년 1백37만6천원에서 지난해
1백57만3천원으로 뛰었다.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과 증권 시장 활황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칫 과소비로 치달을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심각해진 가계불균형 =상위 20% 소득계층의 가계흑자액은 월평균
1백51만9천원에 달했다.

이에비해 하위 20% 소득 계층은 월평균 11만2천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산소득 증가로 씀씀이가 헤퍼진 고소득층의 과소비 현상이 저소득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불균형은 다시 소득격차 확대를 낳아 악순환을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
된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