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2일 발표한 이동전화요금 인하방침은 한마디로 절충안이다.

요금을 대폭 내려달라는 이동전화 이용자들의 압력을 일부 수용하면서
SK텔레콤을 제외한 후발 이동통신업체들의 생존권도 함께 감안한 결과이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한테는 인하폭이 작다는 불평을 듣게 됐고 후발업체들
한테는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는 뒷말을 듣게 됐다.

<>왜 16%를 내렸나 =한마디로 이동전화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 요금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15개 시민단체들은 "조사 결과 요금을 40%이상 내릴 여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시장점유율은 43%, 누적흑자는
1조2천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요금을 내릴 여지가 있다는데 이론이 없다.

그런데도 시민단체들의 요구보다 훨씬 낮은 16.1%만 내리기로 한 것은
경쟁력이 약한 후발업체들의 입장도 감안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 SK텔레콤의 요금을 대폭 인하하면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 등 PCS(개인휴대통신) 3사의 경쟁력은
더욱 약해지고 이렇게 되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선하려고 했던 의도가 빗나간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요금 부담 얼마나 줄어드나 =SK텔레콤 이동전화 가입자들의 경우우
4월부터 16%쯤 줄어든다.

한달에 1백30분을 사용해 3만4천5백원을 내는 평균이용고객의 경우
2만9천원만 내면 된다.

신세기통신과 PCS 3사 고객들의 부담도 다소 가벼워진다.

이들이 당장 통화료를 내리지 않더라도 유선에서 무선으로 걸 때 부과되는
요금이 4.7%(PCS)~24.6%(셀룰러) 떨어지는데다 분기당 3천원인 전파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이들 후발 업체들도 요금을 뒤따라 내릴 것으로 보여 전화요금 부담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PCS 3사는 정부 방침 발표 직후 공동보도자료를 내고 "요금을 내릴 여력이
없지만 원가절감이나 경영 내실화 등을 통해 내릴 요인이 발생하는지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 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도 "다른 업체들도 SK텔레콤과 비슷한
비율로 요금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전화업계 어떤 영향 받나 =당장 수익성이 나빠지게 됐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요금 인하로 매출이 7천6백여억원 줄어들게 됐다.

요금 인하로 새로운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이익도 큰폭으로
줄어들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PCS 3사는 SK텔레콤보다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에 맞서 요금을 내릴 경우 올해 흑자를 내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또 요금을 내리더라도 SK텔레콤과의 격차가 줄어들어 기존 고객의 이탈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SK텔레콤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요금을 내릴 경우 금년도 사업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며 강한 불만을 내비치는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