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을 위해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인가, 아니면 상승국면의 마지막
단계인가"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싯가총액이 큰 대형주와 고가주들이 주춤하고 대신 중소형들이 화려하게
피어오르고 있는 것.

지수로 보면 코스닥 시장은 약세다.

하지만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보다 훨씬 많고 상한가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주도주들이 힘을 잃자 투자자들이 몸집이 가벼운 중소형주들로 몰리면서
이들 종목의 각개약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선도주약세.주변주강세 =28일 코스닥지수는 8.26포인트나 하락했다.

그러나 전체거래종목의 45%인 2백6개사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둘중 하나는 상한가를 기록한 셈이다.

지난주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지수는 0.91포인트 떨어졌지만 거래형성종목(4백43개종목)의 34%인
1백51개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지난 목요일에도 전체거래종목의 44%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 종목은 대부분은 자본금 규모가 20~30억원정도로 작은 종목들이다.

또 상한가종목의 3분의 2정도가 첨단기술주가 아닌 전통 굴뚝주라는 점도
새롭다.

28일 상한가 종목에는 중앙석유 무림제지 국제종건 삼보지질 등 전통적인
제조업 주식이 대거 포함됐다.

시황 분석가들은 수익률을 내기 좋은 종목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있다고 진단한다.

싯가총액 상위종목과 고가주들은 지수 전고점에 부딪쳐 힘을 펴지못하고
있다.

또한 유.무상증자에 따른 신주 물량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및 국내 증권거래소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자연스럽게 쉽게 올라갈수 있는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지수가 단기간에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힘들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전망 =선순환을 위한 과정으로 보는 견해와 상승국면의 마지막단계
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선순환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매기가 고가주->테마주->주변주를 거쳐 다시
고가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대형주들의 조정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 등이 선순환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진수 LG증권 조사역은 "중.소형주 강세에 힘입어 대형주들이 숨돌릴 틈을
벌었다"며 "20일선이 걸쳐있는 240선만 깨지지 않는다면 선순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승국면의 마지막 단계로 보는 측은 지수가 마지막 불꽃을 불사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역수지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데다 유.무상증자로 수급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시황 분석가들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일단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의 김경신 이사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사들이는 종목이나 확실한 재료를 보유한 종목으로 관심을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