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이승엽(24.삼성)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억원대 선수가
되며 연봉 재계약에서도 만루홈런을 쳤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중인 이승엽은 24일 현지에서 김재하 단장과
지난해(1억1천만원)보다 173% 많은 3억원에 2000시즌 재계약을 했다.

이로써 이승엽은 1년 계약을 맺고도 자유계약선수(FA)로 3년에 8억원으로
다년계약을 체결한 이강철과 김동수(이상 삼성)의 평균연봉인 2억6천667만원
을 뛰어 넘어 최고가 선수가 됐다.

또 이승엽은 축구의 김도훈(전북.2억7천만원)과 농구의 이상민(현대),
서장훈(SK.이상 2억2천만원)등을 제치고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로
연봉 3억원대의 문을 열었다.

지난 해 54개의 홈런을 터뜨려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던 이승엽의 올해
연봉은 스토브리그 초입부터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프로데뷔한 이승엽은 지난 시즌내내 홈런쇼를
펼쳐 3년연속 줄어들었던 프로야구 관중을 다시 끌어들였고 사회적 신드롬
까지 만들어 수백원대의 경제파급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속 팀 삼성 라이온즈는 국내 최고대우라는 가이드라인만 밝혔을 뿐 쉽사리
이승엽의 연봉을 책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뜻하지 않게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파동"에 휩쓸려 예상보다
적은 몸값에 계약을 하게 됐다.

삼성 선수단이 전원 선수협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이승엽은 주장 김기태와
함께 선수협을 비판하는 기자회견까지 가져 논란이 일었다.

이승엽은 "선수협 문제로 시끄러운 마당에 연봉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승엽은 "현재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 올해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금년 목표는 홈런왕보다 팀 우승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