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에 대해 (주)대우는 미회수채권 8백억원을 당장 지급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이에 대해 대우와 채권단이 불복할 뜻을 보이고 있어 한중의 대우
미회수채권문제가 본격적으로 법정공방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23일 서울지법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법 민사 18 단독은 지난
14일 한국중공업이 (주)대우를 상대로 낸 지급명령 신청(독촉사건)을
받아들여 "(주)대우는 한국중공업에 어음금 8백억원을 즉각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채권 미회수분을 돌려달라는 신청인인 한중의 주장에
법적인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대우는 즉각 채무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촉사건은 법원이 채권자의 지급명령 신청을 받아 채무자에게
빚을 빨리 갚으라고 독촉하는 제도다.

법원이 채무자에게 지급명령서를 보낸 뒤 2주내에 채무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에 승소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고 이의제기가
있으면 소송절차로 넘어간다.

(주)대우와 채권단은 법원의 이같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금명간 공탁금을 걸고 이의신청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이 사건은 정식 소송절차로 옮겨가 실제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가능한 범위내에서 법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한중은 곧바로 강제집행 절차에 돌입한다.

한중이 법적 절차를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선것은 미온적으로 채권단
결정에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주)대우의 26조원 채무중 기업어음(CP)이나 무보증 사채는 0.9%인
2천4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기업,또는 개인,공제조합 등이 매입한 부분이다.

한중이 법적절차를 통해 8백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들에게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윤영석 사장은 이를 통해 대금을 회수하게 되면 그에대한 도덕성시비의
부담을 다소나마 덜 수 있게 된다.

한편 한중 관계자는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쓴다는 의미이며 다른
해결의 여지도 있다"고 말해 채권단의 채권정리방안 여하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채자영 기자 jychai@ 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