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바이오분야에서 투자하는 족족 히트를 치고 있는
팔로알토(Palo Alto) 투자회사의 윤준(30)박사.

그동안 8개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해 6개 종목이 2배 이상 올랐고 제네로직
(Generogic)이라는 DNA관련주는 10배가 오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2번이나 촉망받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소개됐지만 정작
한국 언론에는 한번도 노출되지 않은 실리콘밸리의 정통투자가다.

팔로알토투자회사는 펀드규모만 2억3천만달러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벤처캐피털리스트다.

앤디 그로브 인텔회장, 피치 존슨 암젠창립자, 스티브 커쉬 인포시크회장 등
거물들이 돈을 대는 회사이기도 하다.

윤박사는 현재 스탠퍼드의대 연구실에서 5년간 연구한 암치료물질의 상용화
를 위해 지난 98년 별도 설립한 회사(www.targesome)의 자금을 조달중이다.

토끼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중인 이 암치료물질은 내년부터 임상실험에
들어가면 바로 나스닥에 등록할 계획이다.

이 물질은 몸에 주사하면 암세포를 스스로 찾아가 암세포를 죽이는 기능을
한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가 벌써 1백50억달러를 넘어섰다.

앤디 그로브 회장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고 생명공학 전문투자회사인
알로이벤처나 디노바벤처 등이 돈을 댄 것만으로 가치가 입증됐다.

윤 박사는 이외에도 코오롱그룹이 투자한 신약개발회사 티슈진(Tissuegene)
에 투자하고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의사가 환자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나 X-레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이미지 메디컬의 초기투자자로 참여해있다.

그의 성공투자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는 "벤처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투자하겠다는 돈은 넘쳐나고 돈은 사람 따라 간다"는 것이다.

벤처투자에서 기술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투자심사할 때 30%도 반영하지 않는다.

그 자신이 생명공학 전문가이고 실리콘밸리에 튼튼한 스탠퍼드 네트워크가
있는데도 기술을 맹신하지 않는다.

그는 실제로 1백만달러를 투자할 때도 이틀만에 결정하기도 했다.

능력이 검증된 지인이 추천하면 바로 투자결정을 내린다.

벤처투자에선 스피드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한달이상이 걸리면 그건 실패라는 거다.

윤박사는 해외 벤처투자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진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투자수익률은 1년에 최소한 2백%를 본다.

생명과학 투자전문가인 그는 "최근 인터넷 비즈니스가 붐을 이루고 있지만
투자수익률을 보면 생명과학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이 분야에서 고수익을
자신했다.

한편 그의 친동생 콘라드 윤도 일본에 진출해 벤처투자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 실리콘밸리=안상욱 기자 sangwoo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