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생활관 건너편에 위치한 정통 베트남 식당 "리틀
사이공".

이 식당의 주방장 누구엔 티엔 따이씨(29)는 어머니 나라 음식을 아버지
나라 사람들에게 맛보게 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라이따이한인 누구엔씨는 음식에 있어서 어머니의 손맛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는 주방장이다.

그가 만들고 있는 음식은 거의 대부분 어머니에게서 직접 배웠다.

그의 어머니는 베트남에서 10년 넘게 음식점을 경영했던 베테랑 요리사.

그가 소개한 "퍼보"도 어머니가 가장 자신있어 하던 베트남의 대표 요리다.

덕분에 그도 퍼보 요리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
한다.

쌀국수를 뜻하는 "퍼"와 소고기의 베트남어인 "보".

즉 소고기 쌀국수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퍼보는 베트남에서는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다.

새벽 5시부터 오전 10시 사이 길거리 식당에서 쉽게 맛볼 수 있다.

요리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국물을 준비한다.

소뼈와 허리살을 함께 넣고 30시간 이상 푹 고아 국물을 만들어낸다.

담백한 맛을 위해 기름은 제거한다.

여기에 구은 생강, 양파, 팔각향, 오향, 계피 등 향신료를 넣어 맛을 내면
육수준비는 끝이다.

쌀국수는 팔팔 끓는 물에 10초 가량 데쳐낸다.

여기에 육수를 붓고 숙주 등 야채를 얹어내면 된다.

오랫동안 우려낸 육수의 구수함과 베트남 특유의 향신료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누구엔씨는 "퍼보는 향신료만 빼면 잔치국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많은
한국사람들이 과음한 다음날 해장국으로 애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퍼보 외에 그가 장기로 삼는 요리는 "짜오톰"과 "고이꾸온".

짜오톰은 다진 새우살을 사탕수수 심에 말아 숯불에 구은 것이고 고이꾸온
은 삶은새우 닭고기 부추 향채 등을 라이스 페이퍼에 말아서 튀기지 않고
그냥 먹는 요리다.

지금은 한국 국적을 얻어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누구엔씨는 "어머니의
손맛을 살린 베트남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며 "앞으로 내 이름으로 된
식당을 갖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 하와이에서 옷장사를 하고 있는 약혼녀를
데려와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소망도 함께 밝혔다.

< 김수찬 기자 ksch@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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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OD & CULTURE ]

담배, 맥주는 커피와 함께 베트남 남성들이 좋아하는 3대 기호품.

이곳 담배 예절은 우리와 다르다.

아버지와 아들이 맞담배를 피운다.

학생이 선생님에게 담배를 권하기도 한다.

20대 이상 80% 이상의 남성들이 흡연을 즐긴다는 통계다.

영국산 JET, 화이트호스(White Horse), 영국제(베트남산) 555 등이 인기가
좋다.

말보로 던힐 등도 즐겨 핀다.

전통 담뱃대인 대나무 담배(Thuoc lao :투억라오)는 이제 시골에나 가야
볼 수 있다.

담배대 안에 물이 들어 있어 담배를 빨 때마다 물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
이다.

담배 인심이 좋은 편이며 아무 곳에서나 스스럼없이 담배를 즐긴다.

담배와 함께 맥주도 즐긴다.

저녁이면 이곳 저곳에서 맥주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시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서민들은 비아허이(Bia hoi)라고 하는 싼 생맥주를 즐겨 마신다.

주량은 센 편이다.

보통 모임에서는 맥주를 박스 채 갖다 놓고 마신다.

"못짬펀짬(1백%)"을 외치면 잔을 다 비운다.

건배를 할 때 "죽숙쾌(Chuc suc kheo)"라고 외치기도 하는데 이는 "건강을
위하여"란 뜻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되는 맥주 종류는 약 20가지.

웬만한 도시마다 맥주 공장이 있다.

333(바바바), 하이네캔, 타이거, BGI, 산미걸(San Miguel), 하노이,
사이공, 후에, 퀴논 맥주 등 아주 다양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