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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 이야기] '제조업에서 배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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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부품업체인 광진상공의 권영직(63) 회장과 광진기계의 권영모(53)
    사장은 우애좋은 형제 기업인이다.

    두 경영자를 포함한 5형제는 1년에 2~3차례 부부동반 여행을 떠난다.

    지난해 가을에는 안동 하회마을 인근의 이름없는 산동네를 찾았다.

    미니버스 속에서 5쌍의 부부는 오랜만에 마음껏 웃고 얘기하며 노래를
    불렀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 집에서 촛불을 켜놓고 군불로 달궈진 온돌바닥
    위에서 정담을 나누었다.

    이달초에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한라산 백록담을 등반했다.

    가족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권영모 사장은 "가족 여행 후에는 에너지가
    생성되고 사는 것이 즐거워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한다.

    친화.단합 정신은 이들 형제 기업인들의 회사 경영에도 그대로 배어있다.

    권 사장은 매년 새해를 맞을 때면 1백30여 전 직원들과 1대1 면담을 한다.

    직원들에게 똑같이 세가지 질문을 한다.

    개인적인 고민은 없느냐, 가정에 문제는 없느냐, 회사에 불만은 없느냐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금전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사원 개개인과
    가정이 화평한 것으로 나타나 권 사장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한다.

    광진기계 안산공장의 가동시간은 아침 7시45분.

    그러나 보통 7시30분 쯤이면 설비가 돌아간다.

    생산성은 매년 20~30% 올라가 이제 일본의 경쟁사를 앞질렀다.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신바람 나서 일한 덕택이다.

    이 회사 사원들은 지난해말 생산성 향상의 공로로 회사에서 받은 상금을
    장애자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GM 포드 관계자들이 "광진 때문에 한국산 차부품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됐다"고 할 정도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인터넷 관련 벤처기업인 H사의 분위기는 광진과 딴판이다.

    2개월전 코스닥에 등록할 즈음 이 회사 여직원 K양은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만 3년 근무한 K양은 회사 주가가 폭등하면서 우리사주를 팔아 단숨에
    수억원을 챙겼다.

    그녀는 지금 해외 곳곳을 누비며 돈쓰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직원 일부가 잇따라 회사를 떠나 사장은 고민이다.

    핵심 연구진이 사표를 낼 경우 치명타를 입게 되는 만큼 이들을 붙들어 두기
    위한 묘안 마련에 골몰해 있다.

    오는 3월부터 벤처기업들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행사가 시작된다.

    스톡옵션제가 시행된 지 만 3년이 되기 때문이다.

    K양처럼 일터를 떠나 비생산.낭비의 세계로 빠져드는 "잉여인간"이 넘쳐나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이 많다.

    벤처 종사자들은 신종 질환인 벤처증후군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광진기계와 같은 강체질의 제조업체에서 배우면 어떨까.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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