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7일 인쇄공을 시켜 치과의사와 약사 면허시험 문제지
를 훔친 이모(64.인쇄업.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 등 2명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브로커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빼낸 시험 문제지가 응시자에게 전달되지는 못했지만 국가에서
주관하는 의사.약사 시험문제지가 인쇄공에게 도난당하는 등 시험
관리에 큰 헛점을 드러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96년 11월 외국대학 출신 응시자의 부모인
김모(65)씨에게 치과의사 시험문제지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2천만원을
요구한 뒤 2백만원을 계약금으로 받고 시험지 인쇄공인 김모(58)씨를
시켜 문제지를 훔치도록 한 혐의다.

인쇄공 김씨는 이씨로부터 1억원을 받기로 하고 치과의사 시험출제
장소인 서울 P호텔에서 13과목의 시험문제를 훔쳤으나 호텔 밖에
대기중인 이씨에게 전달하는데는 실패,결국 시험지가 응시자에게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씨는 또 97년 1월 브로커들로부터 소개받은 약사시험 응시자
5명에게 2천만원씩 예금된 통장 5개를 받고 문제지 유출을 약속했으나
인쇄공 김씨가 출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최근 몇년사이 필리핀 등 외국대학 출신자들의 합격률 등으로
보아 이들 외에도 돈을 받고 문제지를 유출시키려는 시도가 더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출제 장소가 95년이후 3년간 바뀌지 않았고
일부 인쇄공은 계속 고용됐으며 시험 출제장소내에서 인쇄한 시험지와
파지의 매수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문제지 절도를 가능하게 했다"며
시험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