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20세기의 역사''
저자 : 마이클 하워드 외저
역자 : 차하순 외역
출판사 : 가지않은길
가격 : 29,000원 ]

도서명 : ''위험한 미래''
저자 : 권영근 편
출판사 : 당대
가격 : 11,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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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는 장미빛인가.

지난 1백년의 역사는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역사학자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가 지나온 발자국들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암시돼 있다.

최근 나온 "20세기의 역사"와 "위험한 미래"는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지난 세기와 다음 세기라는 시이소의 중간에서 양쪽의 명암을
섬세하게 살펴본다.

"20세기의 역사"(마이클 하워드 외저, 차하순 외역, 가지않은길,
2만9천원)는 영국 옥스퍼드대 앨런 나이트, 미국 하버드대 로저 루이스 교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 등 석학 26명이 공동집필했다.

저자들은 제국주의의 팽창과 식민지 지배,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혁명,
대공황과 냉전, 공산주의 붕괴, 홍콩의 중국 반환, 동티모르 사태 등 굵직한
사건과 양자역학.상대성이론의 등장, DNA복제, 우주탐사, 인터넷 등 과학기술
의 진보과정을 알기쉽게 요약한다.

서울올림픽 개막식을 비롯 1백20컷의 컬러.흑백화보와 70쪽 분량의 20세기
연표도 곁들였다.

1부에서는 1900~1997년의 지구촌 변화과정과 원인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2차대전 종결 때까지의 사건을 다뤘다.

3부는 1945~1990년의 냉전구도,4부는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사회구조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5부에서는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개괄하고 그 유산을 조명했다.

이 책의 기본 논조는 낙관적이다.

20세기가 비극의 연속으로 점철되긴 했으나 인류는 그 속에서도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해 왔다는 것이다.

유럽중심 사관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한 점도 돋보인다.

한국에 관한 인식은 동아시아사 연구 권위자인 하버드대 아키라 이리에
교수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우리나라를 "일제의 침략과 분단의 고통을 딛고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한 모범적인 동아시아 국가"로 평가했다.

저자들은 내셔널리즘과 근대화,세계화를 키워드로 20세기의 인류문화를 설명
하고 "과학기술의 진보와 이로 인한 문제해결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남긴다.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뜻하는지, 21세기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을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위험한 미래"(권영근 편, 당대, 1만1천원)는 인류의 청사진 중에서 생명
공학의 부작용 문제를 진지하게 살핀 책이다.

저자들은 유전자 조작 유기체(GMO)의 폐해를 섬뜩하게 일깨우면서 "인간의
오만"을 경계하자고 강조한다.

"GMO"는 기존의 생물체 속에 전혀 다른 종의 유전자를 끼워 넣음으로써
새로운 성질(제초제 저항성, 내충성, 내병성)을 갖도록 한 생명체.

이것이 벼 감자 옥수수 콩 같은 농작물에 적용되면 "유전자 조작 농산물"로
불린다.

현재까지 GMO는 40여종 이상 개발돼 콜라 참치 통조림 피자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콩과 면화의 50%, 옥수수의 33%가 GMO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1백50만t에 이른다.

찬성론자들은 "생명공학이 날로 증가하는 세계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유전자 조작 종자들이 환경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고 반박한다.

영국 로위트연구소는 "유전자 조작 감자로 사육된 쥐의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장기가 손상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코넬대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유익한 곤충인 왕나비를 죽였다"고 보고했다.

저자들은 생명공학이 기아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곡물생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생태적 기반을 훼손하고 "슈퍼잡초"와 "슈퍼해충"의 진화를 촉진시키며
다국적 기업들이 종자공급을 독점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얘기다.

이들은 대안으로 생명특허 금지, 국제무역규정 개선, 유기농업 장려 등을
내놓았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