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수기라도 비행기표를 구하는데 지장이 없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1백50만 마일을 넘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카드회사 통신판매 대행과 국내외 유력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간의 기술제휴및 인터넷 프로젝트를 위해 해외를 들락날락하면서
냈던 수업료의 부산물인 셈이다.

1998년 3월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아무 것도 없는 바다 위에 건설된 간사이 공항을 생각하다가 문득 "인간의
의지로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운용하고 있는 사이트( www. eCity21. co. kr )에 대한 구상이 떠오른
것도 이 때였다.

사이버라는 무형의 공간에 실제로 존재하는 도시를 세워 언어의 장벽 없이
경제교역과 문화생활을 영유하게 하자는 것.

주위에서는 대부분 좋은 아이디어지만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반응들이었다.

기술적으로도 구체적인 솔루션을 찾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2년여 동안 낮에는 국내 전문가들과 사이트를 개발하고 밤에는 미국 기업
들과 해오던 콘텐츠 제작일을 하느라 퇴근도 없고 일요일도 없는 시기를
보냈다.

원 클릭만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 eCity21
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사이트는 일일이 익스플로러나 넷스케이프에 접속해 텍스트를 치고
도메인을 찾을 필요 없이 바탕화면 전체에 깔리는 가상도시속의 로고나
심벌을 클릭하기만 하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림 위주로 돼 있어 인터넷 초보자와 주부 및 노인들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사이트의 첫번째 모델은 뉴욕으로 정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갖가지 형태로 생활하면서 24시간 잠들지 않는 뉴욕이야
말로 전세계를 겨냥한 전자상거래 장터를 마련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
서다.

세계의 중심도시인 뉴욕을 한국인인 내가 인터넷상에 그대로 구현해 전세계
기업들에 빌딩과 구역을 임대하고 네티즌들에게는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정보
를 제공한다는 당초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뉴욕에 이어 곧 서울을 오픈할 예정이며 도쿄 파리 런던 홍콩 등 세계 10대
도시도 속속 사이버상에 구현할 예정이다.

나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다.

eCity21 도 전문가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저 근사한 아이디어에 머물렀을
것이다.

인력확보는 벤처기업의 자산이자 원동력이라고 확신한다.

또 초를 다투는 인터넷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항시 귀와
눈을 열어두고 지식과 정보를 끊임 없이 습득할 것을 권하고 싶다.

(02)501-1521

< yjkim@jujubank.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