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PC 보급사업 정착단계 ]

정부가 국민적인 인터넷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한 인터넷PC(국민PC)
보급사업이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인터넷PC는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는 "저가"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해 기대했던 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고급형 펜티엄III가 등장하면서부터 종전의 셀러론
PC를 포함, 하루 2천5백~3천대 정도가 팔리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터넷PC를 제조.판매하는 현대멀티캡 세진컴퓨터랜드 컴마을 등 11개사들
은 펜티엄III가 등장했던 지난해 12월21일 이후 올해 1월말까지 한달여동안
모두 7만4천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펜티엄III는 5만1천대로 전체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PC가 판매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20일부터의 누적 판매고는 21만대
나 된다.

정보통신부는 펜티엄III 인터넷PC의 판매 비중이 처음에는 50~60%였지만
계속 올라가는 추세여서 앞으로 80%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인터넷 PC 전체 판매량은 1백만대 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PC사업자협의회는 자신감을 얻어 오는 3월부터는 "인터넷 노트북"을
내놓는 등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인터넷PC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메이저급 PC 제조업체들도 인터넷
PC가 강세를 나타내자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이쯤되면 인터넷PC 사업은 "성공작"이라고 평가할만하다.

인터넷PC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역시 싼 가격에 있다.

펜티엄III 기종은 15인치 모니터를 포함할 때 1백37만원, 17인치는
1백49만원 선으로 대기업의 일반 제품보다 50만원 이상 싸다.

셀러론 PC는 이보다 낮은 1백만~1백10만원 선이다.

셀러론과 펜티엄III 기종의 가격 차이가 일시불로 낼 경우에는 40만원 정도,
우체국 국민PC적금을 통해 구입할 때는 한달에 5천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자연 펜티엄III 쪽으로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 정통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말 이후 품질과 AS 문제 개선에 주력하면서 이용자들의 인터넷
PC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도 인기가 올라간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또 정통부가 인터넷PC에 사용한 부품의 공급원을 광고 카탈로그에 명시하는
"부품실명제"를 도입하고 중앙행정기관들도 인터넷PC를 사용하도록 유도한
것도 신뢰도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협의회는 대학생과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노트북PC를
오는 3월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아래 준비가 한창이다.

펜티엄III는 동종의 국내 제품 가격보다 절반이상 낮은 2백만원선, 셀러론
4백66MHz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노트북은 1백50만~1백60만원 선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는 인터넷PC때의 아픈 경험을 되새겨 이들 두 기종의 노트북을 동시
에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인터넷 노트북사업의 가장 큰 고민은 대만 등에서 부품을 들여와야
한다는 것.

11개 업체중 노트북을 직접 만드는 곳은 2곳,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해
판매하는 회사는 3개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협의회는 공동으로 대만산 제품을 사 오거나 공동 생산시설을
만들어 단일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통부는 외국산 제품을 들여다 판매하는데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AS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수입품판매를
정부가 보증하는 형태로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인터넷 노트북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메모리 CPU
하드디스크 등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부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 keddy@ked.co.kr (www.ked.co.kr/keddy)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