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선생님의 방송을 보면 마음에 쌓였던 것도 확 사라지는 느낌이
든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어서 참 좋구요. 제가 오늘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스피킹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영어를 읽고 듣기만 하는데 그치지 말고 의식적으로 많이 말을 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무작정 발음을 굴리는게 좋지 않은 건 알고 있죠. 편안한
마음으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BS 라디오 "모닝스페셜" 등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보영씨.

그녀가 홈페이지(www.eboyoung.com)를 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어
선생님"으로 모시는 네티즌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게시판에는 "열렬한 팬"임을 밝히며 적어놓은 축하의 말과 함께 저마다
가슴을 앓고 있는 영어에 대한 고민이 구구절절하게 적혀 있다.

"눈치 빠르다를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나요"라는 구체적인 질문에서부터
"어떻게 해야 발음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라며 상담을 요청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가득하다.

아예 "영어단어가 무섭다"며 무작정 어려움을 호소하는 네티즌들도 눈에
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컴퓨터에 앉아 게시판 글들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는 일이에요"

방송녹화, 집필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그녀는 밤잠을 줄여가며
일일이 답장해 주고 있다.

돈이 생기는 일이 아닌데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재미를 느끼기 때문
이다.

"저에게 영어는 일이 아니라 취미예요. 요즘 방송 등에 쫓겨 영어가 "일"
처럼 느껴지려고 하는데 제가 네티즌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홈페이지가 생겨 다행이에요"

이 사이트는 이보영씨가 인터넷방송국 디지캣(www.digi-cat.com)과 몇달
동안 공동 작업한 끝에 문을 열었다.

홈페이지 이름은 "영어를 느껴야 한다"는 뜻에서 "필링 잉글리쉬"로 지었다.

이름에 걸맞게 이 사이트에는 영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내용이 가득
담겨 있다.

영화 만화 팝송을 소재로 한 내용부터 유학중인 이보영씨의 친동생이 전해
주는 미국소식들, 별자리 운세풀이, 광고비교 등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콘텐츠들이 영어공부에 재미를 더해 준다.

"온라인 특강"에서는 이보영씨가 미국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려운 발음을
상세히 설명하고 교정해 준다.

대부분 리얼플레이어를 통해 화면으로 보거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주제를 정해 토론하는 채팅방과 공부한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셀프체크"
기능도 있다.

"매일 매일 집들이하는 기분으로 홈페이지를 가꿀 거예요"

소녀처럼 해맑은 웃음소리를 가진 스타 영어강사 이보영씨의 소박한 꿈이다.

< 송대섭 기자 dsso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