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 폭락문제가 다보스에서도 핫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적 두뇌들은 유로화 가치의 하락원인과 처방 등에 대해 다채로운
의견을 개진했다.

폴 크루그먼 MIT 교수는 유로화의 성공여부에 대한 잣대는 유럽의
시장통합이나 유로권의 경제안정 등 내부에서 찾아야 하며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로화 가치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금리인상이나 이는
유로권의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 가입국들의 경제가 지난 1년간 번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 가치
가 하락하는 것은 미국경제가 유럽보다 더 좋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화는 곧 가치를 되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의 유로화와 지난 97~98년의
마르크 등 유럽통화의 대(대)달러 가치를 비교하면 아직 5~6% 절상돼 있는
상태"라며 "현재의 유로가치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뒤젠베르크는 "유가급등과 임금인상 압력을 제외하면 유럽의 인플레 우려는
그리 높지 않지만 물가안정에 정책의 촛점을 맞추겠다"고 강조, 금리인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국제 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유로화 약세 원인의
배경으로 뇌물스캔들로 얼룩져있는 독일정계를 지목,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보스회의에서 "독일의 정치상황이 독일경제의 구조조정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유로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들의 달러 보유고가 충분해 언제든
달러를 매도하고 유로를 매수할 여력이 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