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겨울철 기후패턴이 전형적인 "삼한사온"에서 "삼한십온"의
분포로 바뀌고 있다.

28일 기상청이 지난해 9월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5개월동안 서울지역의
기온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파가 몰아친 것은 모두 9차례로
이 가운데 한번만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삼한사온현상이 나타났다.

나머지 8번은 3일간은 춥고 10일간은 포근한 날씨를 기록하는 삼한십온
현상을 보였다.

1월중순의 경우 10여일간 포근하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중부지방의
수은주를 영하 10도 아래로 끌어내리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다가
28일부터 한풀 꺾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겨울의 전형적인 날씨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움직이지 않고 정체해 공기의 흐림을
차단하는 "블록킹( Blocking )현상"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 박정규 장기예보과장은 "블록킹은 발달과 소멸을 13일 주기로
되풀이하는데 발생중반부터 3일간 가장 세력이 강하며 이 때 한기를
몰고와 보통 3일동안 한파가 닥치지만 이후 한반도 주변 북태평양
중위도 해역에 형성된 고수온대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기온을 차단하면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블록킹이 형성되면 동쪽 지역에는 북극의 한기가 내려와
한파와 폭설이 몰아친다.

최근 미국 동부지역과 동유럽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것도 북대서양과
미국서부에서 발달한 블록킹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