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계가 벌써부터 뜨겁다.

시즌이 개막되려면 아직 석달 가까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창설을 선포하고 동료선수들과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확실히 자리매김하려는 선수들과 선수협의회 발족을 원인무효시키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그리고 각 구단들의 의견이 맞선 때문으로 보인다.

KBO는 협의회에 가입선수들을 모두 자유계약선수로 돌려 사실상 야구를 더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총재는 "선수협 가입인원이 늘어나면 프로야구 자체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한다.

양측 주장은 각기 일리가 있다.

그러나 특히 KBO측 관계자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프로야구의 주인은
팬이라는 사실이다.

자신들 멋대로 프로야구를 하겠네, 하지 않겠네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들의 의지대로 야구를 한다해도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의 존립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사람마다 다소 의견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갑자기 노조를 만든다는 것도 아닌데 KBO측의 반응은
민감한 게 아닌가한다.

물론 선수협이 나중에 선수노조로 발전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지난 94년
사태를 기억해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대응이 너무 직선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선수협과 KBO관계자들은 하루빨리 허심탄회하게 대화, 명분이나 실리에서
서로 피해를 보지않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으면 한다.

한선량 < 서울 중구 필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