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한 축인 새천년민주당측이 자민련의 헌정수호결의대회에 강한
비판을 하고 나서, 공동여당간의 공조체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27일 자민련의 태도에 대해 "규탄대회 자리에서
청와대를 적시하거나 연계확신등의 발언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밖에서 뺨맞고 집안에서 화풀이 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동여당내의 불협화음을 증폭시키는 것은 야당인
한나라당만 좋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민련의 행동이 외관상으로는 시민단체의 정치활동을 보는 상황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선거전략 차원이라는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지난 15대 선거에서 김종필 명예총재가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버림받은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충청권 표 결집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 대통령이 자민련이 주장하는 "음모론"은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명백히 했는데도 자민련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고의적으로
"팽"당한 모양새를 만들려는 생각외에는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자민련의 이같은 전략이 양당의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자민련 내부가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일단 청와대는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이다.

선거법의 국회 통과 등이 임박하면각 당이 이에 전력 투구할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양당간의 갈등은 이슈에서 사라질 것이며, "냉각기"를 거친 뒤
서로 냉정하게 얘기하면 "수"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