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격대의 패션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IMF경제위기후 소비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취를 감췄던 중고가대의 패션
브랜드들이 경기 호전에 힘입어 다시 등장하고 있다.

또 CK진, DKNY등 2~3년전 한국에서 퇴출당했던 중고가의 수입브랜드들도
속속 재상륙하고 있다.

가장 먼저 중고가 상품 붐을 타기 시작한 것은 여성복시장이다.

오브제 타임 등 여성복업체들은 작년 중반기부터 라벨 업(Label up)작업을
통해 수트 한벌 가격을 30만원 내외의 중가에서 60~90만원대로 올리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캐리어우먼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한섬의 타임을 예로 들면 기존"타임
포스트모던"과 "타임 컬렉션"으로 라벨을 차별화하는 식이다.

타임 컬렉션은 재킷 제작에 국내 여성복 최초로 비접착심지를 사용했고
모든 제품이 핸드메이드 방식이다.

수트 한벌에 80만원대로 타임 포스트모던보다 30~40%정도 더 비싸지만
매장에 따라 평균 매출의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같은 방식으로 오브제는 아뜨리에 오브제를, 아이잣 바바는 아이잣 바바
블랙라벨을 만들어 냈다.

반면 남성복 중고가 시장은 올해부터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규브랜드 타임옴므가 선구자격이다.

이 브랜드는 수트 한벌 기준 2백만원 내외의 고가 수입시장과 60만원 안팎의
국산양복 틈새를 노려 1백만원 대의 상품을 내놓았다.

수입시장에서도 중고가 바람은 거세다.

96년에 한국시장에 들어왔다가 경제위기 한파를 겪으며 퇴출됐던 DKNY, CK진
등 세컨드 라인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

세컨드 라인이란 최고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미지는 그대로 닮았지만
가격은 절반정도로 싸고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대중적인 상품을 말한다.

또 훌라, 스트레네스 등 평균단가가 60만원에서 1백만원 안쪽인 중가 가격대
의 브랜드들도 대거 수입될 예정이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