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김대중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과 관련, 민주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자민련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한나라당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자민련은 김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등 정치권에서 "1여 2야"
구도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새천년 민주당 =대통령의 연두회견이 정치안정과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고 당 차원의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동영 대변인은 "연두회견의 핵심은 정치안정과 개혁없이 국가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이라며 "해외에서도 한국의 정치안정과 재벌개혁의 지속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 당은 개혁작업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50년만의 정권교체 동반자이자 IMF 극복의 견인차였던 우당
자민련과의 공조는 계속돼야 한다"며 2여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책위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연두회견에 담긴 국정운영 방침을 당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자민련 =시민단체의 헌정질서 파괴행위와 자민련 죽이기에 대한 한마디
사과나 유감을 표시하지 않은 알맹이 없는 내용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총선시민연대의 낙천 대상자 명단에 김종필 명예총재가 포함된 것에
대해 김 대통령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말로만
어물어물 넘어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양희 대변인은 내각제 문제와 관련, "문서로 합의한 것도 지키지 않았는데
말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고 공격했다.

또 "법 위에 군림하는 시민단체의 불법행위를 지지하고 있는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국법을 준수해야 할 대통령이 중대한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국정 최고 책임자의 회견이 아닌 민주당 당수의 기자회견을
들은 느낌이라고 폄하했다.

이사철 대변인은 "민주당 총재 취임사와 마찬가지로 총선 승리에 집착한
내용으로 일관했다"며 "새천년과 21세기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대통령 스스로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와 현 정권의 유착설을 겨냥, "초법적 대중인기 영합주의를
교묘한 논리로 포장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회창 총재의 한 측근은 김 대통령이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달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의 초법적 활동을 밀어주면서도 JP달래기에
나선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꼬집었다.

< 김형배.김남국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