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촉매는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술입니다.
앞으로는 광촉매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수소를 제조하는 기술도 등장할
겁니다"

에너지기술연구소 주현규(30) 박사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광촉매 분야
전문가다.

이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한지 3년도 채 안됐지만 광촉매와 관련된 특허를
5건이나 출원했다.

본래 그의 연구영역은 광촉매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가 유학시절 연구한 것은 폐자원 재활용이었다.

그러나 97년 학위를 마치고 국내에서 돌아온 후 그의 연구 영역은 광촉매가
됐다.

폐플라스틱 재활용기술이 국내에서 적용되기 어려운데다 광촉매 연구가
환경정화나 새로운 에너지 창출에 훨씬 더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광촉매는 빛을 쬐면 활성화되는 촉매를 말한다.

대부분의 광촉매 원료는 TiO2(이산화티타늄).

반도체의 성질을 갖고 있는 이 물질은 빛을 받으면 주변의 물질과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킨다.

이같은 성질을 이용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가 환경정화부문.

폐수나 매연에 광촉매를 섞어 주면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면서 오염물질
을 제거해 준다.

세제나 기름때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바이오 기술로 분해하기 어려운
물질도 광촉매로 제거할수 있다.

주 박사는 지난해 사진현상인화액을 분해하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사진 현상액은 보통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1만ppm에 달할 정도로
오염도가 높다.

그러나 광촉매를 이용해 폐수배출 기준치까지 오염도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광촉매의 잠재력은 미래의 에너지원을 생산하는데 있다는 것이 주
박사의 설명이다.

즉, 광촉매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거나 수소를 대량 생산할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자외선이 아닌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광촉매를 만들어 수소를
만들어 낼수 있다면 인류는 더 이상 에너지 걱정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이들 분야는 아직 이론적으로만 입증됐을뿐 실용화되려면 10년이상의 연구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광촉매를 이용한 소형모터가 개발되는 등 연구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주 박사는 올해와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광촉매를 이용한 전기생산과 수소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연구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편이다.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그때그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단기 프로젝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 박사는 "광촉매를 이용해 전기와 수소를 만들어내는 기술도 미국은 이미
10년전부터 연구를 해오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