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설립된 기업구조조정기금이 투자자금이 바닥날
지경에 처했다.

그러나 새로 자금을 모으기가 어려워 구조조정 작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22개 금융회사가 공동 출자해 운용중인
기업구조조정기금은 현재까지 87개사에 1조3천8백38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지난해 3천3백억원을 증자한 한강구조조정기금과 자산운용사가 바뀐
서울부채조정기금을 제외한 2개 기금은 자금 소진상태에 있다.

아리랑기금은 3천3백34억원의 기금을 모두 투자해 지금은 재무구조가 개선된
기업에서 일부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궁화기금은 설립기금 3천3백33억원중 3백억원만 남아 있다.

기업구조조정 관계자는 "투자기간이 1년 이상이기 때문에 자금을 회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구조조정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여건에서는 기금을 증액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출자 금융회사들이 추가 출자를 꺼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자금운용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반공모를 통해 증자를 하는 것도 최근 증시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일반공모를 통해 증자했던 한강구조조정기금의 주가가 지난
21일 11만원대로 공모가(12만2천2백42원) 밑으로 떨어졌다.

기금 관계자는 "지난 연말기준으로 기금의 평균수익률은 36% 정도였지만
최근 주가하락으로 일반증자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순자산가치를 평가할
때 전환사채는 채권가격 외에 주식가치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