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레트 면도기와 화장품(면도크림 애프터셰이브)시리즈는 성공적인 아이덴티
의 한 예를 잘 보여준다.

1989년 전세계적으로 시판된 센서 면도기는 시각적 촉각적 경험의 결정판
이다.

아이덴티티 회사인 안스푸치그로스맨 포르투칼에서 만들어낸 메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이러한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더 한층 크게 해주었다.

센서 면도기는 가장 잘 팔리는 면도기 시스템이 됐으며 질레트사는 센서
면도기의 성공을 활용하기 위해 디자인 회사인 데그립 고브&어소시에이션을
선정해 남성용 화장품 제품 14가지를 개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출시
했다.

그전까지 질레트는 남성용 화장품 분야에서 뒤지고 있었다.

미국에서 질레트는 분무식 면도기 크림과 젤분야에서는 S C존슨의 에지
브랜드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14% 뒤떨어져 있었다.

이 회사의 화장품사업은 판매액의 2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익에서는
12.6%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었다.

용역을 받은 데크립고브 디자인 회사는 센스(Sensory Exploration and Need
States Evaluation ) 즉 감각탐구와 욕구상태 평가라는 독특한 조사방법을
이용해 질레트의 제품 아이덴티티인 남성적이고 전통적이지만 기술적으로
진보적인 이미지를 표현할 주요디자인 요소를 결정했다.

신제품에서는 면도라는 행위를 가치체계와 연결했다.

데그립고브사는 면도기를 남성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공적 공간으로 변신하기
위한 일종의 통과 의례로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 맞도록 색과 모양, 소재, 서체, 향을 적용했으며 데그립사와
질레트의 사내 디자인팀에 의해 합작으로 개발한 디자인에서는 손잡이 부분에
은색과 검정색을 이용했다.

그러면서도 이 제품에는 중요한 혁신적인 디자인이 몇가지 첨가됐다.

제품과 포장, 그래픽 디자인 뒤에 숨어있는 몇가지 근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청색은 면도의 청결함을 전달한다.

검정색은 보편성과 기운차고 남성적인 생활 양식을 전달한다.

은색은 금속성의 빛과 산업적인 느낌으로 면도기날과 센서의 성능이라는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

혁신적으로 얇고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용기는 제품의 맑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품의 모양은 남성의 손에 맞게 되어있으며 잘 빠지고 원통형에 주름이
잡혀있고 남성의 넓은 어깨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질레트의 대담한 로고 서체는 이 회사의 남성적이고 리더십이 강한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시트러스 향이 지배적인 쿨 위이브 제품은 기능적으로 질레트 시리즈를
통합시키고 있다.

< 김혜옥 디자인커넥션 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